'영웅 사자' 김영웅 "야구 인생 최고 순간…감독님도 함박웃음"[PO4]

(대전=뉴스1) 권혁준 기자 = 김영웅(22·삼성 라이온즈)이 궁지에 몰린 사자군단을 구한 '영웅 사자'가 됐다. 그는 "야구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며 활짝 웃었다.

김영웅은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5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2홈런) 2득점 6타점을 기록,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말 그대로 김영웅의 '원맨쇼'였다. 그는 1-4로 뒤진 6회말 한화 김서현을 상대로 동점 3점홈런을 때렸고, 7회말엔 한승혁에게 역전 3점홈런으로 '연타석 포'를 작렬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선수, 코칭스태프 인생을 통틀어 가장 짜릿한 순간이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영웅은 "나한테도 당연히 오늘이 야구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면서 "4차전에서 끝나지 않고 5차전까지 가게 됐다. 이겨서 기쁘다"고 했다.

6회말 김서현을 상대로 때린 동점 3점홈런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초구와 2구 모두 크게 방망이를 헛돌렸는데, 3구째를 제대로 받아쳐 홈런으로 연결했다.

김영웅은 "김서현 선수가 그렇게 빠른 공을 던질지 몰랐다. 초구 시속이 156㎞가 나와서 타이밍을 많이 앞에 뒀는데도 2구에 또 늦었다"면서 "그래서 낮은 공을 노리겠다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이어 "1, 2구가 모두 직구였고 불리한 카운트였지만 직구로 승부가 들어올 것을 예상했다"면서 "타이밍이 많이 늦었고 구위가 좋아서 변화구가 올 것 같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삼성 팬들을 다시 전율에 빠지게 한 역전 3점홈런은 초구를 공략한 것이었다.

김영웅은 "앞에서 타자들이 출루를 해줬다. 초구부터 눈에 들어오면 때려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면서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2번의 결정적 홈런을 때린 김영웅은 전에 없던 '사령탑'의 모습도 봤다.

그는 "감독님이 원래 말수가 적으신 편인데, 오늘은 함박웃음을 지어주셨다"면서 "시즌 때도 간혹 있는 일이지만 오늘이 가장 흐뭇하게 웃으신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사령탑이 찬사를 보냈지만, 김영웅 또한 감독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6회말 공격을 앞두고 감독님이 선수들을 모아놓고 '여기까지도 잘 했다. 즐기면서 하라'고 말씀하셨다. 큰 힘이 됐다"면서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면 아무래도 더 편하게 경기에 임하게 된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