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살타 친 4번타자 불러세운 노감독…결승포로 보답한 노시환[PO3](종합)
5회 역전 2점홈런…"감독님 메시지가 결과 바꿨다"
"첫 두 타석 주저주저…과감하게 휘둘렀다"
- 권혁준 기자
(대구=뉴스1) 권혁준 기자 = 직전 타석에서 병살타를 친 4번타자를 '노감독'이 불러세웠다. 사령탑은 "타석에서 생각이 너무 많다"고 조언했고, 타자는 초구부터 힘껏 배트를 휘둘러 완벽한 결과로 보답했다.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3차전을 승리로 이끈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과 노시환의 이야기다.
노시환은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3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3차전에서 4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석 3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1득점 2타점을 기록,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3차전 승리로 2승 1패가 된 한화는 한국시리즈까지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노시환의 출발은 썩 좋지 못했다. 그는 1회 2사 1루에서 맞은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4회엔 무사 1루에서 병살타를 때려 고개를 떨궜다. 한화가 2사 후 집중력을 발휘해 2점을 뽑은 것이 위안거리였다.
한화는 4회초 2점을 뽑은 뒤 류현진의 난조로 4회말 4실점, 역전당했다.
이대로 끌려가면 한화로선 어려운 승부가 될 수 있었는데, 5회초 곧장 반격했다. 1사 후 손아섭의 2루타에 이어 루이스 리베라토의 2루타로 3-4로 추격한 것.
이어진 2사 3루에서 노시환의 타석이 다시 돌아왔는데, 김경문 감독이 그를 불렀다.
노시환은 "평소에 그런 일이 별로 없는데, 타석 전 감독님이 부르셨다"면서 "생각이 너무 많으니 과감하게 휘두르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는 "첫 두 타석에서 너무 고민했다. 그러다 보니 타이밍이 늦고 병살타도 나왔는데, 감독님의 메시지가 결과를 바꿨다"면서 "감독님이 믿어주시고 팬들도 지켜보시는 데 자신 없게 하면 안 될 것 같아 초구부터 휘두르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부연했다.
그 결과는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후라도의 초구 시속 136㎞짜리 커브가 가운데로 몰렸고, 노시환의 날카로운 스윙에 제대로 걸렸다. 타구는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6m 역전 2점홈런으로 연결됐다.
지난 19일 열린 2차전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솔로홈런을 터뜨렸던 노시환은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2차전은 팀이 지는 흐름에서 나온 홈런이었지만, 이번엔 팀의 승리를 이끄는 역전 결승 홈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노시환 역시 그라운드를 돌며 마음껏 포효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노시환은 2019년 데뷔한 이후 빠르게 자리를 잡아 팀의 4번타자를 꿰찼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소 부침이 있었다. 32홈런 101타점으로 장타와 타점 생산은 좋았지만 타율이 0.260에 그쳤다. 6월 월간 타율 0.213, 7월 월간 타율 0.253에 그치는 등 8월까지 2할3푼대에 허덕였다.
그럼에도 김경문 감독은 "우리 팀의 4번타자는 노시환"이라며 믿음을 거두지 않았고, 노시환은 9월 이후 0.378의 맹타를 휘두르며 부활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노시환은 당연하게 4번 자리를 지켰고, 그는 1차전 5타수 3안타를 때린 데 이어 2, 3차전에선 연거푸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노시환은 "오늘은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마지막 5차전이라 생각하고 임했는데, 이겨서 기쁨이 두 배"라며 "마음 같아선 모든 경기에서 홈런을 치고 싶지만 중요할 때 쳤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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