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SSG, '순리대로' 원칙 깼다…선발 화이트 불펜 대기[준PO4]
이숭용 감독 "최대 2이닝 투구, 반드시 5차전 간다"
베테랑 김광현 선발 등판…"신의 한 수 됐으면"
- 이상철 기자
(대구=뉴스1) 이상철 기자 = 준플레이오프(준PO·5선 3선승제) 탈락 위기에 처한 SSG 랜더스가 4차전 승리를 위해 '선발 자원' 미치 화이트를 불펜 투수로 대기시킨다.
당초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은 "순리대로 가겠다"며 선발 투수의 불펜 기용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지만, 벼랑 끝에 몰린 팀 사정과 화이트의 자청에 자신이 세었던 원칙을 접었다.
SSG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준PO 4차전을 치른다.
SSG는 3차전에서 3-5로 졌고 시리즈 전적 1승2패를 기록,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몰렸다.
역대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1패 후 3차전 패배 팀은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0%의 기적을 이뤄야 하는 SSG는 '불펜 화이트' 카드를 준비했다.
1차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던 화이트는 로테이션상 5차전 등판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SSG가 4차전에서 패하면 시리즈가 끝나는 만큼 이는 큰 의미가 없다.
이 감독은 "어제 3차전 패배 후 경헌호 투수코치가 찾아와 화이트의 불펜 대기 의사를 전달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잠을 한숨도 못 잤다"며 "화이트와 면담은 물론 구단 프런트와도 이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화이트가 '삼성을 상대로 잘 못 던져서 설욕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더라. 이에 내 원칙을 접고 팀을 위한 결정을 내리는 게 옳다고 판단, 화이트를 불펜 등판시키기로 결정했다"며 "내일은 없다. 오늘 반드시 승리해서 인천까지 가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화이트의 불펜 등판 시점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상황을 언급했다.
이 감독은 "일단 화이트가 최대 2이닝만 던질 것"이라며 "먼저 불펜 자원을 다 쓴 상황에서 연장전을 치러야 할 때 화이트가 나갈 수 있다. 아니면 선발 투수 김광현이 초반부터 흔들린다면 (불펜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화이트를 바로 뒤에 붙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섯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등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김광현은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해야 하는 특명을 받았다. 다만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경기에서 5이닝 7실점(6자책)으로 흔들리는 등 김광현의 투구 내용이 깔끔하지는 않았다.
이 감독은 "김광현의 컨디션, 어깨 상태 모두 괜찮다"며 "김광현이 그동안 팀이 어려울 때마다 좋은 활약을 펼쳐줬다. 그래서 김광현을 4차전 선발 투수로 둔 게 신의 한 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SSG는 박성한(유격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최정(3루수)-한유섬(지명타자)-고명준(1루수)-최지훈(중견수)-김성욱(우익수)-정준재(2루수)-조형우(포수) 순으로 타선을 짰다.
3차전에서 3회말 치명적인 송구 실책을 범한 안상현이 빠지고, 정준재가 2루수로 출전한다.
이 감독은 "안상현이 (아주 힘들겠지만) 스스로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어제 경기 도중 안상현을 교체하면 큰 상처를 받을 거라 보고 기회를 더 부여했다. 안상현은 내년에도 주축 선수로 기용해야 할 자원이다. 이런 경험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상현이 오늘 경기에 나가 잘해주면 다행이지만, 그렇게 안 될 수도 있어서 정준재를 주전 2루수로 내세웠다"고 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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