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한미일 최초 '샐러리캡 하한액' 도입…'돈 안 쓰는' 키움 저격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가 출범 후 처음으로 각 구단 보수 총액 하한액을 도입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4일 "2025년도 제3차 이사회를 열고 경쟁균형세(샐러리캡) 제도를 개정했다. 보수 총액 상한액을 상향 조정하는 한편, 리그의 재정 형평성과 경쟁 균형 확보를 위해 하한액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7년부터 적용될 보수 총액 하한액은 최근 두 시즌인 2023~2024년의 구단별 보수 총액 상위 40명의 최하위 구단 평균 금액인 60억6538만원으로 결정됐다.

KBO는 "하한액은 매년 5%씩 상향 조정된다"며 "처음 보수 총액이 하한액에 미달한 구단은 미달분의 30%를 유소년 발전 기금으로 납부한다. 2회 연속 미달할 경우에는 미달분의 50%, 3회 연속 미달할 경우에는 미달분의 100%로 제재금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구단별 연봉 총액 제한 제도인 샐러리캡은 일반적으로 과도한 투자를 막기 위해 상한액을 넘기는 구단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제도이다.

앞서 LG는 2024년 연봉 상위 40명의 합계 금액이 138억5616만 원으로 샐러리캡 기준 114억2638만 원을 넘어 초과분의 50%인 12억1489만 원을 야구발전기금으로 납부한 바 있다.

구단 보수 총액 하한액 도입은 한미일 프로야구를 통틀어 최초다. KBO가 하한액을 도입한 배경에는 투자에 인색한 키움 히어로즈 때문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3년 연속 최하위가 확정된 키움은 지난해 연봉 상위 40명의 합계 금액이 56억7876명으로, 샐러리캡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키움을 제외한 8개 구단의 보수 총액은 100억 원을 훌쩍 넘었고, 9위 NC 다이노스 역시 키움보다 약 38억 원이 많은 94억7275만 원을 기록했다.

10개 구단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샐러리캡 상한액도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매년 5%씩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올해 137억1165만 원인 상한액은 2026년 143억9723만 원, 2027년 151억1709만 원, 2028년 158억7294만 원으로 상승한다.

상한액을 초과한 구단에 대한 제재 수위는 약해진다.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야구발전기금으로 납부하던 것을 초과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납부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2회 연속 초과할 경우에는 제재금을 초과분의 100%에서 50%로 줄이고 다음 연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의 9단계 하락은 폐지한다. 또한 3회 연속 초과할 경우에는 초과분을 150%에서 100% 납부하는 것으로 조정하는 대신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하락은 유지한다.

KBO는 "과도한 야구발전기금 납부로 인한 구단의 투자 위축 방지를 위해 상한액 초과 시 제재 규정을 조정하기로 했다"며 "상한액 초과 시 납부하는 야구발전기금은 유소년과 아마추어 발전 목적으로 한정해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샐러리캡 상한액 초과를 피하기 위한 '꼼수 계약' 방지에도 나섰다.

KBO는 "앞으로 체결되는 신규 다년계약 선수에 대해서는 연봉과 계약금을 합한 총액을 계약 연수로 나눈 평균 금액에 옵션 지급 명세를 합산하여 비용 총액을 산정한다"고 전했다.

이밖에 KBO는 샐러리캡을 계산할 때 '예외 선수'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구단은 매년 7시즌 이상 소속 선수로 등록한 이력이 있는 선수 1명을 예외 선수로 지정하고, 이 선수의 연봉(계약금·옵션 포함) 50%를 구단 연봉 상위 40명 보수 총액 산정에서 제외한다.

한편, KBO 이사회는 내년 정규시즌 개막일을 3월 28일로 확정했다.

올해 정규시즌 개막일이었던 3월 22일보다 일주일 늦춰졌는데, 야구 국가대항전인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현지시간으로 내년 3월 5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걸 고려했다.

정규시즌 전초전인 시범경기는 내년 3월 12일부터 24일까지 팀당 12경기를 진행한다,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은 내년 7월 11일에 개최하며, 장소는 추후 발표된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