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키킹' 장착한 김건우, '12K 인생투'…"오늘 기쁨은 오늘로 끝"
KIA전 5⅓이닝 무실점 역투…"일관성 잡히면서 자신감 생겨"
"더 많이 공부하고 노력해서 포스트시즌 엔트리 들고파"
- 권혁준 기자
(인천=뉴스1) 권혁준 기자 = 'SK 와이번스'의 마지막 1차 지명 신인, 김건우가 데뷔 5년 만에 '인생투'를 펼쳤다. 불과 한 달 전 아쉬운 모습을 보인 뒤 2군에 내려갔던 투수의 완벽한 반전이었다.
김건우는 2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77구를 던지며 1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로 5-0 승리를 이끌고 시즌 3승(3패)을 거뒀다.
이날 김건우는 KIA를 상대로 선발 전원 탈삼진을 기록했고, 올 시즌 국내 투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도 함께 마크했다.
2021년 입단 후 2년간 1군 8경기만 뛰고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했던 김건우는, 전역 후 맞는 첫 시즌인 올해 1군에서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팀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다소 불안한 제구 속에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여 2군으로 내려가는 일이 잦았다. 지난달 16일 LG 트윈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2이닝 3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조기 강판한 뒤엔 2군에 내려가 한 달 넘게 올라오지 못했다.
그런 그가 1군 복귀 첫 등판에서 생애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으니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비결은 이중 키킹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건우는 "안 좋았던 부분이 계속 반복되는 것 같아서 이중 키킹을 연습해 봤다"면서 "투구에 일관성이 생기는 것 같아서 불펜피칭에 이어 실전에서도 써봤는데 좋았다"고 했다.
그는 "일관성뿐 아니라 급했던 부분도 보완이 됐다"면서 "그 덕에 공을 던질 때 시즌 초처럼 많은 힘을 쓸 수 있어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김건우는 이날 5회 1사 후 박민에게 2루타를 맞기 전까지 '노히트' 피칭을 했고, 볼넷도 단 2개밖에 주지 않았다. 이중 키킹의 장착으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된 셈이었다.
2군에서 달라진 건 투구 동작만은 아니었다. 마음가짐도 달리 먹었다.
김건우는 "안 좋은 것, 문제점만 생각하다 보니 오히려 독이 되더라"면서 "2군에 내려가서 좋았던 점을 더 되새기고 좋은 생각을 하다 보니 결과도 좋아졌다"고 했다.
자신이 꿈에 그리던 경기를 펼쳤지만, 이 기쁨은 빨리 잊어버리겠다고 했다.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김건우는 "오늘 좋았던 건 오늘로 끝내겠다"면서 "다음 경기에서도 좋은 리듬과 투구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어본 적이 없는데, 더 많이 공부하고 노력해서 이번엔 가을야구를 경험해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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