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투어 오승환, 광주와 작별인사…"최형우가 감동 줘서 나도 울뻔"

광주서 100·300세이브 달성…"가는 길 배웅해 줘서 감사"
"은퇴식 가까워지니 실감…팀에 도움 되기 위해 준비"

오승환(삼성)이 10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은퇴 투어 이후 나성범, 김태군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IA 제공)

(광주=뉴스1) 권혁준 기자 = 은퇴를 앞둔 '끝판대장' 오승환(43·삼성 라이온즈)이 광주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KIA 타이거즈는 10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오승환의 은퇴 투어 행사를 진행했다.

KIA 구단은 은퇴 투어를 기념해 오승환의 100세이브, 200세이브, 300세이브 당시의 사진으로 만든 아크릴 액자, 선수단 사인 액자 등을 선물했다.

오승환도 답례로 파란색 사인 글러브를 전달했다. 전달한 글러브의 명패에는 'Final Boss' 'KIA타이거즈와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을 기억하겠습니다. 끝판대장 오승환 드림'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오승환은 100, 200, 300세이브 모두 KIA를 상대로 달성했다. 100세이브는 무등구장, 200세이브는 대구 시민구장, 300세이브는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기록했다.

KIA 최고참 최형우는 개인적으로 감사패를 준비하기도 했다. 최형우는 2002년 프로 데뷔 이후 2016년까지 삼성에서 뛰면서 오승환과 함께 '삼성 왕조'의 전성기를 함께 했다.

최형우는 "(오)승환이형, 우리가 함께 한 날 처음부터 이 순간까지 존경해왔다"면서 "과거부터 현재, 앞으로 나아갈 모든 날들까지 최고의 투수는 오승환이다. 마운드 위에서의 형의 모습을 평생 간직하겠다"며 울먹였다.

오승환이 1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앞서 은퇴 투어를 진행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IA 제공)

오승환은 감사패를 전달받은 뒤 최형우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마이크를 잡은 오승환은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기록을 광주에서 많이 세웠는데, 그때마다 KIA 팬들이 박수를 많이 쳐주신 기억이 있어 감사하다"면서 "대투수 양현종, 이미 전설이 된 최형우, 대표팀에서 짧지만 함께 시간을 보냈던 이범호 감독님까지, KIA와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과 행복한 기억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밝혔다.

은퇴 투어 행사 직후 취재진과 만난 오승환은 "최형우 선수가 감동을 줘서 저도 울 뻔했다. 감사한 생각이 든다"면서 "이름만 들어도 대단한 성적을 올리는 선수들이, 내가 가는 마지막 길을 배웅해 주는 것 같아 정말 기쁘다"고 했다.

오승환은 최형우에 대해 "후배지만 존경한다고 말할 정도로 본받을 점이 많다. KIA에서 뛰는 선수들이 (최형우에게) 고마워해야 하고,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면서 "최형우는 내가 신인일 때 입지가 탄탄하지 않을 때부터 봤는데, 그걸 이겨내고 저 자리에 있는 것이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오승환이 KIA 타이거즈와의 은퇴 투어에서 전달한 기념 글러브. (삼성 라이온즈 제공)

오승환은 오는 30일 대구에서 열리는 KIA전에서 은퇴식을 치르고 공식적인 현역 생활 종료를 선언할 예정이다. 은퇴식까지는 이제 20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는 "은퇴식이 가까워지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있다"면서 "은퇴 투어를 다니면서 상대 팀들을 한 번씩 생각할 시간이 생기면서 은퇴한다는 게 실감도 난다"고 말했다.

언제일 지 모를 '마지막 등판'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오승환은 "팀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등판 여부는 내가 판단할 부분은 아니다"라면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팀에 도움이 돼야 하기 때문에, 계속 운동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은퇴 이후에도 당분간은 운동을 놓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그는 "운동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할 게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일단은 공을 좀 던지고 운동을 이어가려고 한다"면서 "최근에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지 몸도 좋아지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