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연속 '1회 실책 호러쇼'…KIA, 반등 필수 조건은 수비 안정화
최원준 질책성 2군 강등…김도영-윤도현도 실책
수비 안정 필수…이범호 감독 "선수들 집중해야"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무려 3경기 연속으로 1회에 실책이 쏟아졌다. 승패와 관계없이 KIA 타이거즈 벤치가 활짝 웃을 수 없던 이유다. '디펜딩 챔피언' KIA가 반등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은 안정된 수비다.
KIA는 지난 22일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8-3으로 이겼다. 앞선 2경기 패배를 설욕한 KIA는 3연전 스윕패를 막았다.
다만 이날 경기력이 아주 매끄럽다고 할 수는 없었다. 허술한 수비 때문이었다.
KIA는 1회초 2점을 선취했는데, 1회말 곧장 실점했다. 수비 실책이 빌미가 됐다.
1회말 1사 만루의 위기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의 타구가 내야를 살짝 넘어가는 뜬공이 됐다. 그렇게 멀리 가는 타구는 아니었는데, 2루수 윤도현이 잡지 못했다. 2루수 실책으로 표기됐고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계속된 만루에선 김상수가 3루 방면 빗맞은 내야 땅볼을 쳤는데, 이번엔 3루수 김도영의 송구가 빗나갔다. 1루수 오선우가 뒤로 빠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베이스에서 발을 뗄 수밖에 없었다. 또 다시 모든 주자가 살면서 2-2 동점이 됐다.
계속된 만루 상황에서 KIA 선발 양현종은 배정대에게 또 3루 땅볼을 유도했다. 이번엔 김상수의 타구와 달리 타구 속도가 느리지도 않았기에 병살타로 처리하면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3루수 김도영이 포구 후 2루로 던져 1루 주자를 잡았다. 2루수 윤도현이 공을 잡았을 때 타자주자 배정대의 위치는 절반쯤이었고, 병살 처리가 충분했다.
그런데 윤도현은 멈칫하더니 갑작스럽게 2루 주자 로하스의 협살을 시도했다. 결국 아웃 처리로 이닝은 마무리됐지만, 3루 주자 장성우의 득점이 인정됐다.
'포스플레이'인 5(유격수)-4(2루수)-3(1루수) 병살타였다면 장성우가 먼저 홈을 밟았더라도 인정이 되지 않았겠지만, 2루 주자 로하스를 '태그플레이'로 잡았기 때문에 3루 주자의 선행 득점이 인정된 것이다.
실책으로 인정되진 않았지만, '본헤드 플레이'에 가까운 실수였다.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주면서 곧장 2-3 역전을 허용했다.
KIA는 이후 2회초 동점을 만든 뒤 3회초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점수를 추가해 승리했다. 그나마 승리했기에 잠잠하게 마무리됐지만 1회말 수비는 '엉망진창'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양현종이 흔들리지 않고 투구를 이어간 것이 대단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KIA는 앞선 2경기에서도 1회에 아쉬운 수비를 연발하며 패했다.
KT와의 3연전 첫날이던 20일 경기에선 1회 1사 1루에서 안현민의 타구를 우익수 최원준이 잡지 못했다.
펜스까지 향하는 장타성 타구이긴 했지만 야수 정면이었다. 하지만 최원준의 글러브에 공이 들어갔다 나왔다. 기록은 2루타였으나 실책에 가까운 장면이었다.
21일도 또 1회말, 최원준이 문제였다. 1사 1,2루 상황에서 장성우의 평범한 타구를 최원준이 포구하지 못했고, 이 사이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KIA는 2경기 모두 1회 2점을 주고 출발했고 끝내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2점 차로 패했다.
결국 21일 경기를 마친 뒤 KIA 이범호 감독은 최원준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명백한 '질책성' 2군 강등이었다.
이 감독은 22일 경기 전 "실수는 누구나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는 실수여야 한다고 본다"면서 "다른 선수들도 좀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곧장 이어진 경기에서도 1회부터 실책이 연발됐으니 KIA로선 이겼어도 개운하진 않았다.
KIA는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지난해에도 팀 실책 1위로 수비는 불안했다. 그 불안함이 올해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해와 올해가 다른 건, 실책을 만회할 공격과 마운드의 힘이다. 작년엔 수비 실책에도 강력한 타격으로 극복했고, 투수들도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최소 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올 시즌엔 초반부터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속출하고 있다. 또 기대만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는 선수들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수비까지 흔들리면 매우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시즌 전 압도적 '1강'으로 꼽혔지만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KIA. 주전들이 하나둘 돌아오는 6월 이후 '대반격'을 노려야하는데, 그에 앞서 안정된 수비부터 갖춰야한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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