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있는 이승엽 감독 "두산이 약하다고? 모르고 하는 소리"

스프링캠프 마치고 귀국…"부족한 부분 채웠다"
3년 계약 마지막 시즌 "더 이상 물러날 곳 없어"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36일 간의 스프링캠프 전지훈련을 마치고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3.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인천공항=뉴스1) 이상철 기자 = "두산 베어스가 약하다는 평가가 들리는데, 우리를 쉽게 보면 안 될 것이다."

2025시즌을 위한 담금질을 마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강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3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앞둔 그는 높은 곳에 오르겠다고 자신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4일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1월 호주 시드니에서 체력과 기술 훈련 위주로 1차 캠프를 진행한 두산은 지난달 일본 미야자키로 건너가 실전 위주의 2차 캠프를 실시했다.

공항에서 만난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알차게 마쳤다. 시즌을 앞두고 준비한 부분, 그리고 지난해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모두 잘 채웠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규시즌 개막까지 3주가 채 남지 않았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완벽한 모습으로 개막전을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두산은 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2023시즌 5위, 2024시즌 4위에 올랐으나 모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 가을야구를 일찌감치 접었다. 올해는 그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이 우선 목표다.

이번 두산 캠프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구단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따끔한 한마디였다.

박 구단주는 지난달 미야자키를 찾아 두산 선수단을 격려하면서 "4위, 5위 하려고 야구하는 것이 아니다.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베어스다운 야구로 팬들에게 보답해 주길 바란다"고 뼈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감독은 "당연한 말씀이다. 프로선수라면 3위, 4위가 아니라 우승을 목표로 뛰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면서 "우리 팀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평가는 우리 팀을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 같다. 우리는 비시즌 동안 정말 많은 준비를 했다. 우리를 쉽게 보지 말라"고 강조했다.

두산 베어스 스프링캠프에서 MVP를 차지한 외국인 투수 잭 로그(오른쪽)가 36일 간의 전지훈련을 마치고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5.3.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이승엽호' 2023시즌 5위-2024시즌 4위-2025시즌 ?

이 감독 자신감의 근거에는 든든한 외국인 삼총사가 있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두산은 3명을 싹 바꿨다. '외국인 원투 펀치' 콜 어빈과 잭 로그,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제이크 케이브를 새롭게 영입했는데 이 감독은 세 명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하는 승수가 있다"며 "아직 그 수치를 공개하긴 이르지만, 충분히 기대해도 좋다"며 웃었다.

이어 "어빈은 구위가 매우 좋다.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으나 앞으로 컨디션을 잘 관리하면 개막전에는 충분히 100% 기량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로브 역시 공의 변화가 심해 타자가 상대하기 까다로운 투수다. 캠프 연습경기에서는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계속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케이브에 대해서도 호평했다. 이 감독은 "케이브가 캠프 연습경기에서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으나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80안타를 친 선수"라며 "훈련 때 타구의 질도 좋고 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도 보았다. 개막전까지 자기 페이스를 잘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36일 간의 스프링캠프 전지훈련을 마치고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2025.3.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이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기본 기량도 중요하지만 3명 간의 관계, 팀워크도 아주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3명 모두 아주 만족스럽다"고 했다.

두산은 8일 청주 한화 이글스전부터 총 10차례 시범경기를 치른다. 정규시즌 개막 전 마지막 점검 무대인데, 주전 2루수를 찾는 게 과제다. 다른 내야는 1루수 양석환-유격수 박준영-3루수 강승호로 윤곽이 잡혔는데, 2루수만 확실한 주전이 없다.

이 감독은 "부상 변수만 없다면 박준영이 주전 유격수로 뛸 것"이라면서 "2루수는 아직 주전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속내를 전했다.

이어 "박지훈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이유찬, 오명진, 여동건, 박준순 등이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현재로선 이유찬과 오명진이 경쟁에서 조금 앞서 있는데, 시범경기를 통해 점검하려 한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2루수로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