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MVP' 로하스가 떠올린 가장 까다로운 투수 'KIA 31번' 박준표

통산 4타수 3삼진…"투구 매커니즘 특이해, 타석에서 불편감"
"돌아온 KT, 업그레이드됐다…더 나아진 로하스로 우승했으면"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KT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이름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KIA의 31번 투수였다."

2020년 KBO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던 멜 로하스 주니어(34·KT 위즈)가 KBO리그에서 기억에 남는 투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로하스가 '등번호'로만 기억했던 그 투수는 사이드암 박준표(32)였다.

로하스는 2017년 KT의 대체 외인으로 들어온 뒤 2020년까지 활약을 이어갔다. 4시즌 간 통산 타율 0.321에 132홈런 409타점을 기록했고, 2020년엔 0.349의 타율과 47홈런 135타점으로 맹위를 떨치며 MVP까지 받았다.

이후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했다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던 로하스는 올해 4년 만에 KBO리그로 복귀했다.

4년 전까지 리그를 '폭격'했던 로하스가 가장 까다롭게 여긴 투수는 의외였다. 외국인 투수들이나 '토종 에이스'가 아닌, KIA 타이거즈의 불펜투수 박준표를 거론했기 때문이다.

KT 로하스. /뉴스1 DB ⓒ News1 이동해 기자

로하스는 "안우진(키움)과 양현종(KIA)도 까다로웠던 기억이 나지만 KIA의 31번 선수가 생각난다"고 했다.

통역사와 취재진도 어떤 투수인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찰나, 로하스가 자신의 휴대폰으로 직접 검색해 그 투수가 박준표임을 확인해 줬다.

로하스는 "투구 메커니즘이 상당히 특이한 투수라 타석에서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면서 "2020년을 되짚어보면 가장 까다로웠던 투수였다"고 말했다.

실제 로하스는 MVP를 받았던 2020년 박준표와 4번 상대해 단 한 번도 출루하지 못했다. 이 중에서도 삼진을 세 번이나 당했다.

통상 사이드암 투수들은 좌타자를 껄끄러워하고, 반대로 좌타자들은 사이드암 투수를 상대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한다. 스위치히터인 로하스 역시 사이드암 투수를 상대로는 왼쪽 타석에 들어가지만, 그럼에도 박준표에게는 어려움을 겪었다.

KIA 타이거즈 박준표. /뉴스1 DB ⓒ News1 김기태 기자

박준표는 2013년 데뷔한 프로 12년 차 베테랑 투수다. 꾸준히 1군 엔트리에 포함되는 투수지만 냉정히 말해 '핵심 전력'에 포함되는 투수는 아니다. 다만 2020년엔 7승1패 6세이브 11홀드에 평균자책점 1.57로 '커리어 하이' 성적을 냈고, MVP였던 로하스마저 고전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삼킨 KT는 'MVP' 로하스의 가세로 전력이 더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하스 역시 4년 만에 돌아온 KBO리그에서 예전처럼 활약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로하스는 "아는 선수가 많아서 스프링캠프를 편하게 치르고 있다"면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KT 로하스. /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특히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였다. 로하스가 몸담았던 시기 KT는 '막내 구단'으로 하위권에서 서서히 전력을 끌어올리는 팀이었다. 로하스가 MVP를 받은 2020년이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해였는데, 로하스가 떠난 직후인 2021년 우승을 차지하는 등 포스트시즌 단골 진출팀이 됐다.

로하스는 "그때와 비교하면 우리 팀은 강해졌고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면서 "배정대와 소형준 같은 젊은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면서 성숙해졌고, 고영표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의 완성형 투수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성적은 이룰 수 있는 웬만한 것을 다 이뤘다. 남은 것은 우승이다. 2020년 로하스보다 더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