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또 욱일기 등장한 도쿄돔…그래도 기죽지 않는 '일당백' 태극기(종합)
대회 전 티켓 구매 제한…'소수정예' 한국팬들 꿋꿋이 응원
"어제 졌지만 한일전은 달라…기죽지 않고 응원하겠다"
- 권혁준 기자
(도쿄=뉴스1) 권혁준 기자 = 적지에서 펼쳐지는 숙명의 한일전. 그 어느 때보다도 일본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공세가 펼쳐지는 가운데, 이번에도 '욱일기'가 등장하며 한국인들의 속을 긁었다. 하지만 '소수 정예' 한국팬들은 꿋꿋하게 태극기를 흔들며 선수들에게 기운을 불어넣는다는 각오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야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B조) 1라운드 B조 2차전 일본전을 치르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한일전답게 이날 도쿄돔은 총 4만6000석의 좌석이 가득 들어차 뜨거운 열기를 뿜었다. 경기 전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시구자로 나서기도 했다.
일본에서 열리는 경기인만큼 당연히 '사무라이 재팬' 일본 대표팀을 응원하는 홈팬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더구나 한국인들은 일본에서 열리는 B조 경기를 미리 예매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와도 같았다.
지난 11월말부터 WBC 공식 예매 사이트를 통해서 구매가 가능했는데, 일본에서 열리는 B조 경기의 경우 일본 내 IP 주소로만 접속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일종의 '홈 텃세'와도 같은 이해할 수 없는 운영이었다.
심지어 이날 경기에서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가 또 다시 등장했다. 안경을 쓴 한 일본 남성이 욱일기를 들고 도쿄돔 외야 2층 좌석에 서 있다가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국제축구연맹(FIVA)이 주최하는 국제대회에서는 정치적 의도가 담긴 문구를 엄격하게 금지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개최하는 WBC는 이같은 명시적 조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켓 구매 제한으로 인한 일방적인 일본 팬들의 응원에 욱일기까지. 한국 선수들이 다소위축될 수도 있는 환경이지만, '소수 정예'의 한국팬들도 꿋꿋이 힘을 불어넣었다.
이날 도쿄돔에는 한국팬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국가대표팀 유니폼,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KBO리그 구단의 유니폼을 입는가 하면, 태극기를 손에 들고 온 팬들도 많았다.
경북 김천시에서 온 제윤빈씨(28)는 미국 사이트를 통해 3루 파울석 부근의 자리를 구매한 경우다.
제씨는 "작년 11월 오픈 첫날부터 '광클'한 끝에 간신히 티켓을 구했다"면서 "그나마 빨리 눌렀는데도 자리가 여기밖에 없더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인들이 너무 많아 위압감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이기면 쾌감이 더 클 것 같다"면서 "요새 경제도 어렵고 갈등도 많은데 야구 대표팀이 스포츠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온 차유림씨(36)는 이번이 두 번째 WBC '직관'이라고. 6년 전인 2017년 대회 당시 2라운드 도쿄돔 티켓을 미리 구매했는데, 한국이 1라운드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애먼팀들의 경기를 보고 돌아갔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차씨는 "어제 경기 지면서 이번에도 불안한 감은 없지 않지만 한일전만큼은 이겨주기를 바란다"면서 "그래도 이번엔 도쿄돔에서 한국 경기를 보게 됐다. 제일 좋아하는 최지훈 선수가 잘해주기를 기원한다"고 힘을 불어넣었다.
전남 광양에서 온 민준기씨(32)는 일본에 거주하는 친구 덕에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민씨는 "경험 많은 김광현 선수가 오늘 잘 던져줄 것이라 믿는다"면서 "일본 홈팬들이 너무 많아서 우리 목소리가 묻힐 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꿋꿋이 소리를 지르고 힘을 불어넣겠다. 응원에서만큼은 절대 밀리지 않겠다"고 힘줘 말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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