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포커스] '프런트 야구'란 무엇인가…전횡과 갑질의 상징?

단장 중심으로 구단 방향 설정하는 ML식 운영
KBO리그에서도 사실상 '현장 야구' 사라져

김창현 키움 히어로즈 감독대행.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키움 히어로즈가 손혁 감독을 사실상 경질하면서 '프런트 야구'가 다시 프로야구의 화두로 떠올랐다. 잊을 만 하면 등장하는 이슈다.

프런트 야구란 쉽게 말해 단장을 중심으로 구단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메이저리그식 운영을 뜻한다. 흔히 감독이 실권을 쥐는 '현장 야구'의 대척점으로 표현한다.

프런트 야구를 말할 때 단장을 빼놓을 수 없다. 단장은 메이저리그에서 제너럴 매니저(General Manager), GM이라 부른다. 감독은 필드 매니저(Field Manager)다. 단장이 구단 전반(General)을 관리하고, 감독은 야구장(Field)만 책임진다는 구분이다.

메이저리그 전문가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프런트 야구를 하는 대표적인 구단으로 LA 다저스를 꼽았다. 다저스는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이 전권을 쥐고 구단을 운영한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그야말로 '필드'만 관리할 뿐이다.

송재우 위원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어느 구단이든 어떤 야구를 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뒤 그에 가장 적당한 인물을 감독으로 뽑는다. 다저스는 그런 경향이 가장 심한 구단"이라며 "로버츠 감독의 발언도 프리드먼 사장의 결정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프런트의 힘이 세다"고 말했다.

이어 송재우 위원은 "메이저리그에도 현장의 힘이 강한 경우가 있다"며 "2011년 세인트루이스를 우승시키고 화려하게 은퇴한 토니 라루사 감독이다. 그때 세인트루이스 프런트는 라루사 감독의 눈치를 많이 봤다"고 설명했다.

최근 KBO리그에서는 단장들의 면면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선수 출신 단장들이 득세하고 있다. 김종문(NC), 김치현(키움), 홍준학(삼성) 단장을 제외한 7명이 선수 출신이다. 5년 전만 해도 선수 출신 단장은 김태룡(두산), 민경삼(SK) 2명 뿐이었던 것과 비교해 큰 차이다.

사실상 현재 KBO리그에서는 '프런트 야구'가 아닌 구단을 찾기 어렵다. 과거 '야신' 김성근 감독처럼 전권을 휘두르는 감독은 없다. 사령탑 경력이 가장 많은 류중일 LG 감독도 차명석 단장과 보조를 맞춘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 김태형 두산 감독 역시 프런트 권한을 침범하지 않는다.

감독이 경질될 때마다 프런트 야구의 폐해라는 말이 나온다. 김성근 감독이 2011년 SK 왕조에서 물러날 때가 절정이었다. 현재 이상적인 현장-프런트 관계라는 평가를 받는 두산 역시 2013년 김진욱 감독을 경질하면서 비판을 받았다. 그렇게 프런트 야구에는 전횡과 갑질을 일삼는 이미지가 입혀졌다.

그러나 더이상 프런트 야구와 현장 야구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경계가 모호하다. 프런트와 현장이 얼마나 권한을 나눠 갖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힘의 균형이 맞는다면 좋은 성적이 나는 것이고, 이번 키움처럼 한쪽으로 쏠리면 잡음이 생긴다.

송재우 위원은 "어느 한 쪽이 강하면 아무리 바른 방향을 설정했더라도 문제가 생긴다"며 "구단주가 있고 사장이 있고, 단장이 있고. 그 (수직적) 구조는 메이저리그도 어쩔 수가 없다. 단, 삼권분립처럼 균형이 필요하다. 감독이 '현장은 터치하지 마'라고 하는 것도 말이 안 되고, 프런트도 현장을 찍어누른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KBO리그 A구단 단장은 "단순히 성적만 놓고 프런트가 현장을 평가하면 안 된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등 어떤 변수가 있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선을 지키는 것이다. 프런트는 프런트가 할 일을, 현장은 현장이 할 일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doctor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