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밑지는 장사? 류지혁-홍건희 맞트레이드 속사정
'잠실 통산 ERA 3.76' 홍건희, 두산 마운드 새희망
이용찬 시즌아웃, 마운드 연쇄 붕괴 막기 위한 선택
- 정명의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가 맞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내야의 '슈퍼백업' 류지혁(26)이 KIA로, 전천후 우완 홍건희(28)가 두산으로 각각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두산과 KIA는 지난 7일 류지혁과 홍건희를 맞바꾼다고 발표했다. 즉각 '두산이 밑지는 장사다'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올 시즌만 봐도 류지혁은 20경기에서 타율 0.417(24타수 10안타) 1홈런 4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에 반해 홍건희는 10경기에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6.00(12이닝 8자책)으로 그저그런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력을 비교해도 류지혁이 홍건희에 앞선다. 류지혁은 통산 497경기에서 타율 0.267 8홈런 102타점을 기록했다.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다는 점도 류지혁의 장점. 반면 홍건희는 통산 166경기에 등판해 9승20패에 다소 높은 평균자책점 6.30을 기록 중이다.
두 선수의 올 시즌 연봉도 류지혁이 1억500만원으로 5300만원인 홍건희보다 두 배 가까이 된다. 여러모로 현재 가치는 류지혁이 홍건희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두산이 류지혁을 트레이드한 이유는 현재 팀의 마운드 사정 때문이다. 선발의 한 축인 이용찬이 팔꿈치 인대 손상 진단으로 시즌아웃된 것. 이에 마운드 보강이 시급해졌고, 어느 팀에서나 탐내는 카드인 류지혁을 꺼내들었다.
홍건희는 선발, 불펜 모두 가능한 자원이다. 두산으로선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전망. 당장 선발진에 포함시킬 수도 있고, 불펜을 보강하는 선택도 가능하다. 특히 홍건희가 홈 잠실구장에서 강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홍건희는 2011년 데뷔 이후 잠실에서 19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6점대를 기록 중인 통산 평균자책점을 고려하면 잠실에서 특히 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땅볼보다 뜬공 비중이 높은 홍건희에게는 국내 최대 규격(중앙 125m, 좌우 100m)을 자랑하는 잠실구장이 유리한 조건이다.
이용찬의 이탈은 겉보기보다 두산에 큰 타격이다. 올 시즌 두산은 팀 평균자책점 5.28로 이 부문 8위에 올라 있다. 마운드가 예전같지 않다. 함덕주의 활약으로 뒷문 불안을 가까스로 씻어냈지만 이번엔 선발진에 구멍이 뚫렸다. 자칫 마운드의 연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다.
이처럼 급박한 마운드 사정이 류지혁의 트레이드로 이어졌다. 두산 측은 "홍건희는 빠른 직구에 수준급의 변화구를 구사하는 선수"라며 "선발과 불펜으로 많은 경험을 쌓은 홍건희가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류지혁의 트레이드는 서예일, 이유찬, 권민석 등 내야 유망주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주전들이 확실한 두산에서는 그동안 류지혁 외에는 백업으로도 출전 기회를 얻기가 어려웠다.
한편 KIA는 류지혁의 영입으로 내야 고민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당장 류지혁은 KIA의 주전 3루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유격수 박찬호, 2루수 김선빈과 함께 단단한 내야진을 구축할 수 있게 된 KIA다.
doctor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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