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경우의 수, TQB' 안보게 해주세요…김경문호 향한 바람
- 정명의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최근 야구 국제대회에서도 지긋지긋하게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경우의 수, 그리고 팀 퀄리티 밸런스(TQB)다. 주로 졌을 때 나오는 말들로 안 보는 것이 상책이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서울 시리즈가 6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시작된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이날 호주와 예선 라운드 C조 1차전을 치른다.
7일 캐나다전, 8일 쿠바전을 통해 C조 4개국 중 상위 2위 안에 들면 총 6개국이 겨루는 슈퍼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슈퍼 라운드에서는 A, B조에서 올라온 4개국과 한 차례 씩 맞붙고 여기에 예선 라운드 같은조에서 만났던 팀과의 승패를 더해 순위를 가린다. 슈퍼 라운드 1,2위가 결승전에 진출하고 3,4위는 3위 결정전을 치른다.
최근에는 야구 국제대회에서도 '축구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경우의 수가 자주 등장한다. 팀 성적이 동률일 경우 따지는 TQB 계산도 골치아프다. 시원하게 호주, 캐나다를 연파하고 슈퍼 라운드 진출을 확정 짓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2승을 거두고도 슈퍼 라운드 진출에 실패할 수가 있다. 한 팀이 3패를 하고 나머지 3팀이 물고물려 2승1패를 기록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TQB가 높은 상위 2개 팀이 슈퍼 라운드에 진출한다.
TQB는 (총 득점/공격 이닝-총 실점/수비 이닝)으로 계산된다. 이기더라도 큰 점수 차, 지더라도 작은 점수 차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기에 유리하다는 뜻이다.
반대로 1승2패로도 슈퍼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한 팀이 3승을 독식하고 나머지 3팀이 1승2패 동률을 이루는 경우, 2패를 하고도 TQB에서 앞서면 슈퍼 라운드 티켓을 손에 넣는다.
슈퍼 라운드에서도 TQB를 따져야 한다. 2개 팀 동률 시 승자승으로 순위를 가릴 수 있지만, 3개 팀 이상이 같은 승패일 경우 TQB 계산이 필요하다. 총 6개 팀의 순위를 가리기 때문에 TQB가 등장할 가능성은 더욱 높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은 한국이 TQB의 희생양이 된 대회다. 당시 한국은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에 0-5로 패한 뒤 호주를 6-0, 대만을 3-2로 꺾었으나 2승1패로 3팀이 동률을 이뤄 TQB를 따진 끝에 3위로 탈락했다.
최근 한국은 국제대회 1차전 4연패 중이다. 2015년 프리미어12, 2017년 WBC와 아시아프로야구챔언십(APBC),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매번 1차전에서 패하면서 경우의 수, 그리고 복잡한 TQB를 따져봐야 했다.
팬들은 김경문호가 경우의 수를 따질 일 없이 시원하게 슈퍼 라운드에 올라 대회 2연패와 함께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길 바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경문 감독은 아직 경우의 수를 가까이한 경험이 없다.
doctor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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