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46㎞' 육성선수 출신 박정준, 두산 불펜에 힘 보태

20일 NC전에 두산 입단 후 첫 등판 '1이닝 무실점'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마이카(MY CAR)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초 교체된 두산 투수 박정준이 역투하고 있다. 2019.6.2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육성선수 출신 박정준(27)이 두산 베어스 불펜에 힘을 보탠다.

박정준은 지난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 8회초 등판,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14-2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남긴 성적이지만 박정준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다.

박정준은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효천고를 졸업하고 2011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5라운드(35순위) 지명을 받아 프로에 데뷔했으나 별다른 성적을 남기지 못하고 지난 시즌을 끝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방출돼 은퇴의 기로에 놓였으나 두산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2011년 히어로즈의 5라운드(35순위) 지명을 받은 박정준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1군 경기에 등판했다. 그러나 3년 동안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1.91로 별다른 성과를 남기지 못한 채 방출되고 말았다.

지난 겨울은 박정준에게 어느 때보다 추웠다. 생각지도 못했던 방출 통보를 받은 뒤 불러주는 구단이 없었기 때문. 마침 야구 아카데미 더베이스볼팩토리, ㈜올어바웃스포테크가 공동으로 개최한 방출 선수 대상 트라이아웃 '글로벌 베이스볼 쇼케이스'에 참가해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트라이아웃에서 두각을 나타낸 박정준과 이정담(28), 진재혁(24)은 두산이 제안한 테스트에도 참가해 좋은 구위를 뽐냈다. 결국 세 선수 모두 두산과 육성선수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소속팀에서 방출된 뒤 두산 베어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이정담(28), 박정준(27), 진재혁(24). 이들 중 박정준이 가장 먼저 1군 마운드를 밟았다. (더베이스볼팩토리 제공) ⓒ 뉴스1 DB

그 중 박정준이 가장 먼저 1군에 콜업됐다. 우완 불펜 요원 윤명준이 난조를 보이자 김태형 감독은 2군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던 박정준을 19일 1군으로 불러올렸다. 이튿날 박정준은 다시 설 수 없을 것 같았던 1군 경기 마운드를 밟았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처음 등판한 1군 경기. 박정준은 김태진과 이우성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투아웃을 잡았지만 대타 권희동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형준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해 1,3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상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해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우완 사이드암인 박정준은 이날 구속이 시속 146㎞까지 나왔다. 퓨처스리그에서는 주로 선발로 활약한만큼 1군에서는 롱 릴리프 등 다양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9경기 1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38(37⅓이닝 14자책)을 기록했다.

1군에 콜업된 뒤 잠실구장에서 만난 박정준은 "지난 겨울 두산 테스트를 기다리면서 '역시 야구장에서 밥을 먹는 것이 행복하다'고 느꼈다"며 "간절한 마음으로 준비를 열심히 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조웅천, 이용호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박정준이 꾸준히 좋은 투구를 펼친다면 두산 불펜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볼 회전과 스피드가 좋다더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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