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슈퍼스타 2세' 허훈-이정후 "새해에도 쉼없이 달려야죠"

농구대표팀 허재 감독의 아들 허훈(23·부산 KT·왼쪽)과 프로야구 이종범 해설위원의 아들 이정후(20·넥센 히어로즈)가 26일 서울 강남구 토즈 압구정센터에서 가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각각 농구공과 야구 배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2.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농구대표팀 허재 감독의 아들 허훈(23·부산 KT·왼쪽)과 프로야구 이종범 해설위원의 아들 이정후(20·넥센 히어로즈)가 26일 서울 강남구 토즈 압구정센터에서 가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각각 농구공과 야구 배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2.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농구대통령' 허재(농구 대표팀 감독)와 '바람의 아들' 이종범(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 농구와 야구를 대표하는 두 슈퍼스타는 2017년 아들 이야기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허재 감독의 차남 허훈(23·부산 KT)과 이종범 해설위원의 장남 이정후(20·넥센 히어로즈)는 작년 한해 아버지의 이름을 떠올리게 할 만한 활약을 펼치며 우월한 DNA를 뽐냈다.

각각의 종목에서 가장 유망한 신예로 꼽히며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던 허훈과 이정후. 2017년이 저물 무렵, 두 '슈퍼스타 2세'를 만나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이야기했다.

신인상을 받은 이정후와 1순위로 프로에 데뷔한 허훈. /뉴스1 DB ⓒ News1

△'신인왕' 이정후와 '1순위' 허훈…"잊을 수 없는 한해죠"

둘 모두에게 2017년은 잊을 수 없는 한해였다. 허훈보다 세 살 어리지만 고졸로 프로에 먼저 데뷔한 이정후는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정규시즌 전경기(144경기)에 출전해 0.324의 타율과 179안타 111득점 47타점 12도루 등을 기록했다. 안타와 득점은 역대 신인 최고 기록일 정도로 대단한 활약이었다. 신인왕은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이정후는 "시간이 빨리 지나간 한해였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생각지 못한 일들이 일어났다. 여러모로 운이 좋았다"면서 "시즌이 지날 수록 '프로'가 되어 가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 특히 144경기를 모두 뛰었다는 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허훈 역시 기분좋은 1년을 보냈다. 연-고 정기전과 대학농구리그를 모두 우승으로 이끌면서 대학생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의 지명을 받는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2월30일 현재까지 기록은 16경기에서 9.6득점 3.9어시스트 1.3스틸. '신인왕 레이스'에서 독주 중이다.

허훈은 "다사다난했다. 길게 느껴졌다. 대학교 졸업 전에 후배들에게 선물도 해줬고 프로 데뷔도 했다. 나름 만족스러웠다"며 미소지었다.

데뷔전은 역시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이정후는 개막전이던 2017년 3월31일 LG 트윈스전에서 8회 대타로 나와 우익수 뜬공을 기록했다. 허훈은 11월7일 서울 SK전에서 23분21초를 뛰면서 15득점 7어시스트 2스틸로 활약했다.

이정후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초구를 쳐서 아웃됐지만 기죽지 않고 내 스윙을 했기 때문에 만족했다"고 돌아봤다.

반면 허훈은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데뷔했는데 내 성적보다는 팀이 패해서 아쉬움이 남았다. 사실 아직도 프로로 뛴다는 실감이 잘 안 난다"며 멋쩍게 웃었다.

각각 국가대표로 활약한 허훈과 이정후. /뉴스1 DB ⓒ News1

△아버지와 함께 한 국가대표…"형들에게 '청탁' 들어오기도"

여러 일이 있었던 2017년,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아버지와 함께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는 것이다.

이정후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발탁돼 타격 코치로 선임된 이종범 위원과 함께 했고, 허훈은 7월 윌리엄존스컵, 11월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형 허웅(상무)과 동시 발탁돼 허재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허재 삼부자'는 이미 작년에 함께 대표팀을 치른 경험이 있다.

둘 다 아버지와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정작 대표팀 안에서는 특별히 소통을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정후는 "단체로 있을 때 말씀을 해주시고, 1대1로는 말씀을 안 하셨다. 3~4주 정도 합숙했는데 운동장에서 말고는 본 기억이 없다"면서 "그래도 안타를 치고 나서 1루에서 아버지가 장비를 받아주실 때는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허훈은 '아버지 감독'과 함께 한 게 불편했다고 했다. 그는 "작년부터 우리 삼부자가 함께 인터뷰한 일이 많았는데 어색했다. 평소에도 대화가 없는 편이라 같이 사진 찍고 인터뷰하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대표팀에서도 아버지 보다는 형들에게 배우는 게 더 많은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아버지와 함께 발탁된 덕에 선배들의 '청탁'이 빈번히 들어오기도 했다고. 물론 직접 실행에 옮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정후는 "대표팀 소집되고 나서 초반에 러닝을 너무 많이 해서 힘들었다. 형들이 저한테 불평을 하더라"며 웃었다.

허훈 역시 "나도 비슷했다. 형들이 아버지한테 가서 얘기 좀 하라고 그랬다. 형(허웅)보다는 제가 활발한 성격이라 저한테 더 많이 얘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프로야구 이종범 해설위원의 아들 이정후가 26일 서울 강남구 토즈 압구정센터에서 가진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함께 자리한 농구대표팀 허재 감독의 아들 허훈을 바라보고 있다. 2017.12.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주고받은 새해덕담…이정후 "만장일치 신인왕", 허훈 "안 다치는 게 최고"

이번 인터뷰 전까지는 일면식이 없었던 이정후와 허훈. 둘 다 붙임성이 좋아 인터뷰를 하면서 조금은 친밀해졌다.

새해를 앞두고 서로에게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정후는 시즌을 치르고 있는 허훈에게 '신인왕'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는 "다치지 않고 뛰면 신인왕 받으실 수 있을 것 같다. 기왕이면 만장일치로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허훈은 "이정후는 이미 시즌도 다 치르고 신인왕도 받았고 연봉도 올랐다. 부럽다"면서 "신인왕은 받으면 좋겠지만 나 역시 정후처럼 전 경기를 다 뛰고 싶은 게 목표"라고 말했다.

'동생' 이정후에 대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선수는 역시 안 다치는 게 최고다. 내년에도, 그 후에도 계속 건강하게 활약하기를 바란다. 오래오래 선수 생활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좋은 일만 많았던 2017년이었지만 아쉬움이 있다면 팀 성적이었다. 이정후의 소속팀 넥센은 7위에 그쳐 5년 만에 포스트시즌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허훈의 KT는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내내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이정후는 "가을야구를 꼭 해보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내가 오고 나서 포스트시즌을 못 가니 내 탓인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면서 "새해는 또 새로운 시작이니까 준비를 잘 해야 한다. 다시 0으로 돌아가서 100을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훈도 "가장 중요한 게 팀 성적인데 잘 안 되고 있다. 아직 시즌이 남았기 때문에 다같이 뭉쳐서 힘을 내야 한다"면서 "올 시즌이 아니더라도 다음 시즌에는 꼭 잘 준비해서 플레이오프에도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