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10할 타자'LG 정찬헌·두산 김강률…이색 볼거리, 투수의 안타

가득염 마정길 등도 10할 타자 투수…송진우는 끝내기 안타 기억

지난달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연장 11회초 2사 만루때 데뷔 첫 타석에 선 투수 정찬헌이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뉴스1 DBⓒ News1 이종현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LG 트윈스 정찬헌, 두산 베어스 김강률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올 시즌 타석에 들어서 적시타를 날렸다는 점이다. 두 투수 모두 '공포의 10할 타자'다.

김강률은 지난 2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9-6으로 앞선 9회초 타석에 들어섰다. 2사 1,2루 득점권 상황이었다.

이날 두산은 지명타자로 닉 에반스를 내세웠지만, 경기 후반 선수 교체 과정에서 에반스를 3루수로 투입했다. 지명타자가 수비에 들어가면 지명타자는 소멸되고,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

엔트리에 든 야수 자원을 모두 소진해 대타 카드도 없는 상황. 어쩔 수 없이 김강률이 타석에 설 수밖에 없었다. 보통 이럴 경우 투수는 타석에만 서 있다가 삼진을 당하고 덕아웃으로 돌아오곤 한다.

그러나 김강률은 제구가 흔들리는 SK 백인식을 상대로 적극적인 타격을 선보였다. 백인식은 연거푸 볼 3개를 던졌고, 4구째 역시 확연한 볼이었지만 김강률은 호쾌한 헛스윙을 했다.

이어진 5구째 바깥쪽 빠른공. 김강률은 타격의 정석대로 백인식의 공을 밀어쳐 우전안타로 연결시켰다. 적시타를 만든 김강률 본인은 물론 홈으로 들어온 2루 주자 박세혁, 덕아웃의 두산 동료들 모두 웃음을 참지 못했다.

10-6으로 점수 차를 벌린 두산은 9회말 마무리 이용찬을 호출해 경기를 매조지했다. 이날 김강률은 투수로 1이닝 무실점 구원승을 따냈고, 타자로 1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 김강률/뉴스1 DB ⓒ News1 민경석 기자

비슷한 장면은 지난달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나왔다. 2-2 동점이던 연장 10회말 구원 등판한 LG 정찬헌이 4-2로 앞선 11회초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서 이승현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당시 정찬헌도 1이닝 무실점 구원승에 1타수 1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승리와 타점을 동시에 올린 진기록이었다.

김강률과 정찬헌은 모두 통산 타율이 1.000(1타수 1안타)이다. 팬들은 이들을 '공포의 10할 타자'라 부른다.

10할 타자로 남아 있는 투수들은 두 선수 외에도 있다. 2000년대로 한정해 살펴보면 2013년 윤근영(한화), 2008년 가득염(SK), 2003년 마정길(한화)이 나란히 안타를 경험하며 통산 타율 1.000을 기록 중이다.

10할 타자는 아니지만 투수로서 끝내기 안타의 짜릿함을 경험한 선수들도 있다. 2001년 6월3일 청주 LG전에서 송진우(한화)가 9회말 신윤호를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쳐 8-7 승리를 이끌었다. 송진우의 통산 타율은 0.250(4타수 1안타)이다.

이 밖에 명투수로 이름을 날린 최동원(롯데), 선동열(해태), 한용덕(빙그레) 등도 안타를 쳐봤다. 1984년 1타수 1안타를 기록한 최동원은 '10할 타자'로 남아 있다. 한용덕은 0.333(3타수 1안타), 선동열은 0.250(4타수 1안타)의 통산 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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