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징크스 경계' 두산, 준비됐던 21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말 무사 2루 상황 두산 오재일이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린 후 국해성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2016.9.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말 무사 2루 상황 두산 오재일이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린 후 국해성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2016.9.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잠실=뉴스1) 김지예 기자 = 징크스는 깨라고 있는 것이다. 더이상 두산 베어스에게 '우승 징크스'란 없다.

두산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장원준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6회말 무사 2루에서 터진 오재일의 역전 투런포에 힘입어 kt 위즈를 9-2로 꺾었다. 이로써 9연승을 내달린 두산은 시즌 90승(1무46패) 고지를 밟으며 남은 매직넘버 0.5를 깨끗하게 지우고 우승 축배를 들었다.

더불어 역대 최초로 한 시즌 15승 투수 4명을 배출한 구단이 됐다. 장원준이 15승(6패)째를 거두면서 니퍼트(21승), 보우덴(17승), 유희관(15승)에 이어 '판타스틱 4'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치고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라섰는데 올해는 정규시즌까지 1위를 하면서 2연패를 향해 박차를 가했다.

두산의 우승은 우연이 아닌 준비된 것이었다. 과거 두산은 지난 1982년, 1995년, 2001년 우승한 다음 시즌에는 전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해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올 시즌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도전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훨씬 어렵기 마련이다.게다가 전력 누수도 있었다.

두산은 간판 타자 김현수를 지난 시즌을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떠나보냈다. 김태형 감독과 선수단은 입을 모아 "김현수의 공백은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더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다.

땀의 배반이란 없었다. 시작부터 좋았다. 두산은 개막 후 얼마 되지 않은 4월19일 kt 위즈를 꺾고 6연승과 함께 올 시즌 전구단 중 가장 먼저 10승(1무3패) 고지를 밟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김태형 감독은 "기록은 결과적으로 생기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긴장을 놓지 않은 결과 10승 단위로 80승까지 전부 선점했고 시즌 말미에 도달한 지금도 두산은 화수분 야구로 펄펄 날았다. 김현수의 빈 자리는 민병헌, 김재환, 오재일, 박건우 등이 십분 메웠다.

민병헌은 131경기를 뛰어 타율 0.326 16홈런 87타점을 기록했다. 김재환은 127경기에서 타율 0.337 36홈런 119타점 맹타를 휘둘렀고, 박건우는 125경기에 나가 타율 0.334 18홈런 77타점을 보탰다. 오재일도 98경기를 뛰어 타율 0.324 26홈런 87타점으로 활약했다.

여기에 지난해 속앓이했던 외국인 농사도 올해는 풍년이다.

지난 시즌 대체 선수들까지 포함해 외국인 투수들이 따낸 승리는 13승에 그쳤는데 올해는 니퍼트(21승)와 보우덴(17승)이 무려 38승을 쓸어담았다. 이미 지난 2007년 두산의 다니엘 리오스(22승)와 맷 랜들(12승) 듀오의 34승을 넘어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 승리 합작 기록을 세웠다.

타자 에반스도 초반 부진을 딛고 KBO리그에 안착해 112경기에서 타율 0.302 23홈런 80타점으로 제몫을 해냈다.

씁쓸했던 과거를 더할 나위 없이 잘 지워낸 두산은 이제 한국시리즈 2연패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hyillil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