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박세웅-kt 박세진 형제 동시출격…엇갈린 명암

형 세웅, 선발 등판해 3승 수확…동생 세진, 데뷔전서 ⅓이닝 1실점 쓴맛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 /뉴스1 DB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롯데 자이언츠의 박세웅(21)과 kt 위즈의 박세진(19) 형제가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동시 출격했다. KBO리그 최초의 의미있는 기록이었지만 형제의 명암은 엇갈렸다.

27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kt의 경기에서 롯데가 4-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국내야구 사상 최초의 기록이 나왔다. 롯데의 선발로 박세웅이 등판한 데 이어 kt의 박세진이 8회초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한 것.

박세웅이 5⅓이닝을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가 형제가 '맞대결'을 펼치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형제 투수가 서로 다른팀 소속으로 한 경기에 동시 출격한 것은 최초의 기록이다. 같은팀의 사례로는 1994~96년 롯데에서 함께 뛰었던 윤동배-윤형배 형제가 5경기에 나선 적이 있었다.

kt는 이번 롯데와의 주중 3연전을 앞두고 박세진을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올렸다. 2번째 경기에 롯데 박세웅의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었기에 형제간의 맞대결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박세웅이 원래 kt 소속으로 데뷔했다가 지난 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형제의 동시 등판은 현실로 이뤄졌다. 박세웅은 선발로, 박세진은 팀이 뒤진 상황에서 '추격조'로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형제의 명암은 엇갈렸다. 형 박세웅이 5⅓이닝 2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의 빼어난 투구로 시즌 3승(1패)째를 따낸 반면, 데뷔 첫 1군 무대에 등판한 박세진은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는 동안 볼넷 한 개, 안타 한 개를 내주고 1실점(1자책점)했다.

kt 위즈 박세진. /뉴스1 DB ⓒ News1

'루키' 박세웅에게는 첫 등판이 긴장의 무대일 수밖에 없었다.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박세진은 첫 타자 김문호에게 2볼1스트라이크에서 좌전안타를 내줬다. 이어진 타석의 아두치에게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연거푸 네 개의 볼을 던졌다.

최준석에게도 2개의 볼을 더 던진 박세진은 3구째 최준석이 공략한 타구가 파울플라이로 이어져 어렵사리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그러나 kt 벤치는 교체를 결정했고,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재윤이 박세진이 내보낸 주자 한 명을 홈으로 불러들여 박세진의 1실점이 기록됐다.

그러나 박세진에게는 의미있는 첫 발걸음이었다. 경복고 시절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박세진은 kt에 1차 우선 지명된 촉망받는 유망주다.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선발 한 자리를 꿰찬 박세웅 역시 지난 시즌에는 2승11패 평균자책점 5.76으로 '쓴맛'을 봤다. 박세진은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투수기에 데뷔전의 시련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어보인다.

형이 지켜보는 가운데 1군 무대 '첫 경험'을 한 박세진, 동생 앞에서 멋진 투구로 승리투수가 된 박세웅, 두 형제는 4월27일 경기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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