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염경엽 감독 "마무리는 김세현, 조상우 선발 전환"

염경엽 넥센 감독. /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올해 마무리는 김세현(김영민 개명)입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올 시즌 팀 운영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염 감독은 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시무식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마무리 역할은 김세현이 할 것"이라며 "조상우는 4선발로 고정 시킬 것이다"고 밝혔다.

넥센은 수 년 동안 클로저를 맡았던 손승락이 FA 계약으로 롯데로 떠났고, 2013~14년 홀드왕이었던 한현희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이탈했다. 여기에 밴헤켄까지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로 이적하면서 공백이 큰 상황이다.

염 감독은 "김세현은 150㎞의 빠른 공도 갖고 있고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크다"면서 "캠프에서 다듬어야겠지만 최대한 믿고 맡길 것이다"고 전했다.

염 감독은 주전 중견수로 이택근이 아닌 3년 차 중고 신인 임병욱을 점찍었다. 그는 "고척돔구장으로 이전하는 데 구장이 넓어 발이 빠르고 어깨가 좋은 임병욱이 제 격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이택근은 좌익수로 이동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병호(미네소타)가 빠진 4번 자리에 대니 돈을 지목한 염 감독은 "올핸 득점을 많이 올리기보다 적극적인 주루를 통해 한 베이스를 더 가고, 실점을 줄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염경엽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올 시즌 마무리 투수는

▶김세현이다. 본인이 자신 있다고 한다. 캠프에서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주자 잡는 능력이나 제구력 등을 좀 더 다듬어야 한다. 확실한 결정구도 만들어야 한다. 본인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잘 알고 있다. 정신도 차렸고, 목표 의식이 정확하다. 조상우는 선발로 결정했다.

-한현희가 수술하면서 불펜진 구상은 어떻게 됐나.

▶한현희 수술로 모든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원래 목표는 한현희 홀드왕, 조상우 세이브왕이었다. 그렇지만 한현희가 수술하려는 의지가 컸다. 본인이 마음의 결정을 했던 것 같았다. 군 제대한 이보근도 선발을 생각했지만 승리조 셋업맨 역할을 할 것이다. 중간에서 2이닝 던지는 선수가 필요한 데 이보근이 승리조로 나갈 것이다. 마무리 캠프에서 어느 때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중간에 이지풍 코치와 손혁 코치가 1년 전부터 준비했다.

-김세현 몸 상태는 어떠한지.

▶현재로는 괜찮다. (백혈병)완치 확률이 높다고 이야기를 했다. 관리를 계속하긴 해야한다. 대안은 충분히 머릿 속에 있지만 김세현이 성공하길 기대한다. 어느 정도까진 밀어붙일 것이다. 블론세이브 하더라도 믿을 것이다. 누가 해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한 사람을 믿는 것이 팀의 미래를 봐서 중요하다. 실패해서 욕을 먹더라도 밀어 붙일 것이다.

-선발 구상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선발은 용병 2명에 양훈과 조상우다. 김세현을 선발에서 뺀 것은 5선발 경쟁을 위해서다. 김상수, 김정훈, 하영민 등이 경쟁할 것이다. 여러 가지 구위 등을 고려했을 때 김세현이 가장 나았다. 마무리는 기본적으로 150㎞대의 볼이 있어야 한다.

-5선발 후보군은 어떻게 되나.

▶박주현, 김상수, 하영민, 금민철이다. 거기에 2군에서 성장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5선발 후보군 중 밀리는 선수가 롱릴리프를 할 것이다. 중간 셋업으로 마정길, 김대우, 신재영, 김택형, 이보근 등이 있다.

-박병호가 빠진 4번은 누가 맡는지.

▶대니 돈이다. 국내 타자 중 4번 타자감은 없다. 어설프게 4번에 놨다가 국내 선수들이 힘들 수도 있다. 1~2년을 통해 국내 4번 타자를 만드는 게 목표 중 하나다.

-외야 구상을 밝힌다면.

▶이택근이 양해를 해줘서 좌익수를 볼 것이다. 중견수는 일단 임병욱으로 갈 것이다. 중견수는 젊은 선수가 갈 확률이 높다. 고척돔 펜스가 높고 타구가 맞고 나와 흐르는 게 많다. 센터가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이택근에게 체력적인 부담이 있어서 임병욱으로 정했다. 또 유재신에게도 중견수 기회를 줄 것이다. 왼손 투수가 나오면 유재신에게도 기회가 갈 것이다. 기본적으로 4명 이상 빠른 주자가 있게 타순을 짤 것이다.

-고척돔으로 이동하는데 팀 적인 구상으로 달라지는 것이 있나.

▶전체적으로 유한준, 박병호 등이 빠진 자리를 메우긴 쉽지가 않다. 득점을 높이기보다 실점을 줄일 것이다. 100실점을 지난해보다 줄이는 게 목표다. 쉽지 않지만 목표는 크게 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순위가 바뀔 것이다.

-주루도 신경을 쓴다고 들었는데.

▶전 선수에게 그린 라이트를 줄 것이다. 자기들이 움직이고 느껴봐야 한다. 방법에 대해선 캠프에서 인지를 시킬 것이다.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교육 시킬 것이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게 중요하다. 원 히트 투런이 목표다. 1루에서 3루 가는 것. 2루에서 홈 들어오는 것을 집중적으로 훈련할 것이다. 사실 하루 아침에 (주루가)확 늘긴 힘들다. 팀 컬러가 갑자기 바뀌진 않는다. 그래도 팀 도루 리그 3위 이내 들고 싶다. 팀이 변하는 단계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경험이 적은 임병욱을 고종욱이 아닌 주전 중견수로 점찍은 이유는.

▶센터는 어깨도 있어야 하고 주력도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발전 가능성이 임병욱이 고종욱보다 낫다. 고종욱은 어깨가 약해서 지명타자와 이택근의 체력 안배를 위해 외야 포지션을 커버할 것이다. 지명타자는 아니라 외야 여러 포지션을 볼 것이다. 지명타자는 고정이 없다. 50경기 이상은 로테이션을 시킬 것이다. 많게는 80경기 정도 여러 선수를 지명타자로 돌릴 것이다.

-고종욱의 외야 수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론 계속 좋아지고 있다. 가까운 거리 송구는 초반보다 좋아졌다. 계속 거리는 늘려가고 있다. 커트맨의 방법보다 직접 송구하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 1년 정도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년 정도면 좌익수를 볼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올 것이다.

-올해 키플레이어를 꼽는다면.

▶조상우와 김세현이다. 사실 한현희가 다치면서 머리가 아팠다.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했다. 마무리 캠프에서 한 달 동안 큰 그림을 그렸는데 투수 파트에서 한현희가 빠지면서 백지화가 됐다. 사실 조상우는 올해까지 세이브를 맡기려고 했다. 구종 장착 등 시간을 가지려고 했지만 조상우와 김세현이 올해 성적의 키를 쥐고 있다. 둘의 활약이 중요하다.

-한현희는 앞으로도 계속 불펜으로 구상 중인지.

▶언젠가 조상우는 선발로 가야하는 선수였다. 한현희는 중간계투가 성공 확률이 높다. 좌타자가 많아서 언더핸드 투수가 리그 톱 수준이 되기 쉽지 않다. 좋은 체인지업을 갖춰야 한다. 우규민(LG) 정도의 완벽한 제구력이나 체인지업이 필요하다. 중간 투수로서 최고가 될 수 있는데 굳이 선발로 가서 어정쩡한 투수가 되는 건 좋지 않다.

-2군에 외국인 코칭스태프가 많은데.

▶구단이 방향을 그렇게 잡았으니 감독이 그 방향을 맞춰주는 것이 할 일이다.

-올해 어떻게 보는지.

▶매년 목표 설정을 하면 계획 했던 것의 40%가 된 적이 없다. 그만큼 힘들더라. 100을 생각하면 항상 50이 안됐다.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이 힘들다. 머리에 든 것은 많은데 선수들을 움직이게 하기가 항상 힘들다. 뼈저리게 배우고 깨닫고 있다. 그래도 선수들의 목표 의식이나 계획성 등이 지난 3년 동안 많이 바뀌었다. 어떠한 야구를 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것 같다. 어린 선수들도 그렇다는 점에서 팀에 비전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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