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박석민과 심수창의 보상 규정이 같다?…FA제도 문제없나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지난 9일 두 차례의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보상선수 발표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두 명 모두 유망주였다.
박석민을 내준 삼성 라이온즈는 NC 다이노스에서 외야수 최재원(25)을 지명했다. 최재원은 2013년 입단한 대졸 신인으로, 올 시즌 114경기에 출전해 0.247의 타율에 2홈런 13타점 14도루를 기록했다. 주로 대타나 대주자 요원으로 출장해 가능성을 보엿다.
롯데 자이언츠는 심수창을 내준 대가로 한화 이글스의 투수 박한길(21)을 영입했다. 박한길은 2014년 입단해 신고선수로 전환됐다가 올 7월 정식선수로 등록됐다. 1군무대에서는 10경기에 등판해 13⅔이닝을 던졌고,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8.56을 기록했다.
둘 모두 아직 1군 풀타임을 뛴 적이 없는 젊은 선수로, 현재 기량보다는 미래가 더 기대되는 선수이다. 하지만 세간의 반응에는 다소간의 차이가 있었다. 최재원을 내준 NC보다는 박한길을 넘겨주게 된 한화 팬들이 좀 더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보면 최재원이 1군에서 보여준 것이 더 많았다. 그럼에도 이같은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양 팀이 FA로 영입한 선수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NC는 FA 역대 최고액인 4년 최대 96억원에 박석민을 영입했다. 박석민은 올 시즌 0.321의 타율에 26홈런 116타점으로 맹활약, 3루수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다. 박석민의 영입으로 기존 나성범-테임즈-이호준의 중심타선을 더욱 강화했고, 내년 시즌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 됐다.
반면 한화의 FA 선수는 베테랑 투수 심수창이다. 올 시즌 롯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활약했지만 성적은 4승6패5세이브 3홀드에 평균자책점 6.01로 빼어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한화가 심수창에게 '오버페이'를 하지도 않았다. 4년 총액 13억원은 다른 FA 선수에 비하면 상당히 작은 규모의 계약이다.
문제는 총액 96억원의 박석민과 13억원의 심수창이 같은 보상규정을 적용받는다는 점이다.
FA 보상선수 규정에 따르면 FA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는 경우 원소속 구단은 해당선수의 전년도 연봉의 200%와 20인 보호선수 외 한 명 혹은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300%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모든 선수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사항이다.
이는 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온 FA제도의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히는 부분이다. FA는 일정 시간 이상 꾸준히 1군무대에서 활약한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보상'과도 같다. 자연히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고 좋은대우를 받으려는 심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매년 FA시장에는 '특급'으로 분류되는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준척급'으로 꼽히는 선수들도 있다. 이들이 똑같은 기준으로 보상규정이 적용된다면 준척급 혹은 그 이하로 꼽히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영입이 꺼려질 수밖에 없다.
올해도 이같은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원소속 구단과 협상이 결렬돼 시장에 나온 선수 중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김현수, 기초군사훈련 중인 오재원(이상 두산)을 제외한 7명이 다른팀으로 이적했다.
여기저기서 '잭팟'이 터진 가운데 박재상(SK), 고영민(두산) 등 '준척급'선수들은 어느팀의 부름도 받지 못했다. FA로 영입하기에는 몸값이 부담스러웠을수도 있겠으나 기본적으로는 이들에게 보상금과 선수를 내줘야하는 상황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터다. 만일 이들을 비교적 저렴한 금액에 영입한 팀이 있었다면, 심수창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보상선수를 넘겨줄 때 '논란'이 생겼을 공산이 크다.
이같은 문제점 때문에 KBO리그의 FA제도에서는 '잭팟'이 줄줄이 터지는 반면 준척급선수들의 이적은 거의 보기 힘들었다. 몇 년전까지는 아예 FA를 선언하지 않는 선수들도 꽤 있을 정도였다.
일본프로야구는 이 부분에 대해 정확한 기준을 두고 있다. 일본 FA제도에서는 선수들의 등급을 분류한다. 팀내 연봉 1~3위는 A급, 4~10위는 B급, 나머지는 C급으로 분류한다. C급은 어떠한 보상 없이 자유롭게 이적이 가능하고, 원소속구단에 대한 보상 규정도 등급별로 다르다.
전문가들도 역시 FA제도에 손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해마다 FA 거품논란이 있는데, 먼저 거품이 무엇인지부터 정의해야한다"면서 "선수의 성적 등을 기준으로 FA 등급을 산정하고 이에 맞게 계약 규모도 정해놓으면 논란이 사그라들 것이다. 준척급 선수들도 좀 더 자유로운 이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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