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고령' 이승엽, 역대 최초 10번째 '황금장갑' 도전
'MVP 놓친' 박병호, GG서 설욕 여부도 관심사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국민타자' 이승엽(39)이 역대 최초 10번째 골든글러브 수상이라는 또 하나의 '역사'를 쓸 수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오후 4시40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개최한다.
총 44명이 10개의 골든글러브를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이승엽은 지명타자 부문에서 이호준(NC), 최준석(롯데)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자신의 9번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며 역대 최다 수상자가 된 이승엽은 올해도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이승엽은 올해 0.332의 타율(7위)에 26홈런(공동 13위), 90타점(17위) 등을 기록했다. 6월에는 KBO리그 역대 최초로 개인통산 400홈런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승엽은 이번 골든글러브에서도 수상 가능성이 높다. 0.294의 타율에 24홈런 110타점으로 활약한 이호준, 0.306의 타율에 31홈런 109타점을 기록한 최준석도 타점 부문에서 비교우위를 점했지만 400홈런을 기록한 이승엽과 비교하면 임팩트가 덜한 것이 사실이다.
이승엽이 지명타자 부문에서 수상할 경우 또 하나의 '기록'이 쓰여진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한 선수가 10차례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경우는 없었다. 지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1루수 부문 황금장갑을 낀 이승엽은 일본프로야구에서 복귀한 이후 2012년과 2014년 지명타자 부문 수상을 추가했고, 올해 수상할 경우 최초의 10회 수상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현역 선수 중 이승엽 다음으로 많은 수상을 한 선수는 이병규(LG·7회), 홍성흔(두산·6회) 등이 뒤를 잇는다. 이병규와 홍성흔도 마흔을 바라보는 노장 선수들이기에 이승엽의 최다 수상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역대 최고령 수상 기록도 새로 쓰인다. 이승엽이 이날 수상할 경우 수상일 기준 39세 3개월 20일로, 지난 2013년 지명타자 부문에서 수상한 이병규(39세 1개월 15일)의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이승엽은 이번 시상식에서 또 하나의 발자취를 남길 준비를 하고 있다.
또 다른 관심사는 MVP 투표 2위 박병호의 '설욕' 여부다. 박병호는 올 시즌 타율 0.343에 53홈런 146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4년 연속 홈런-타점왕에 2년 연속 50개 이상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하지만 KBO리그 최초 40(홈런)-40(도루) 클럽을 달성한 테임즈에게 MVP 트로피를 빼앗겼다.
리그 전체 선수를 대상으로 한 MVP 투표에서 테임즈가 승리했기 때문에 골든글러브 역시 테임즈의 우위가 점쳐지지만, 박병호가 '반전'을 일궈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역대 KBO리그에서 MVP 수상자가 그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한 경우는 두 차례 있었다. 1982년의 박철순(OB)과 1998년 우즈(두산)였다. 1982년에는 포지션 별 수비가 가장 뛰어난 선수에게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1998년에는 MVP투표에서 밀렸던 이승엽(삼성)이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1루수 포지션에서의 경쟁, 외국인선수로 MVP를 받은 선수와 국내선수 중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의 격돌이라는 점 등 올해 상황은 여러모로 1998년과 오버랩이 된다.
한편 역대 최다 외국인 수상자를 배출할 지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역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유독 외국인 선수들에게 박한 평가가 이어지면서 많은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1997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지난해까지 18시즌동안 11명만이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고, 이는 '차별 논란'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유독 외국인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테임즈가 역대 세 번째로 외국인선수 MVP가 됐고, 다승왕을 차지한 투수 해커(NC), 48홈런의 2루수 나바로(삼성)가 유력한 골든글러브 수상 후보로 거론된다.
만일 이들 세 명이 모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다면 단일 시즌 외국인선수 최다 수상이 된다. 종전까지는 1999년의 펠릭스 호세(롯데·외야수)와 댄 로마이어(한화·지명타자), 2005년의 래리 서튼(현대), 제이 데이비스(한화·이상 외야수) 등 두 명이 수상한 것이 역대 최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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