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 NC 창단 첫 '황금 장갑'을 낄 수 있는 이유

타고투저 시대에 선발야구 이뤄낸 '긍정맨'

(서울=뉴스1스포츠) 김지예 기자 = 공룡 군단의 든든한 '안방 마님' 김태군이 데뷔 후 첫 황금 장갑을 노린다. 올 시즌 유례없는 '타고투저' 열풍 속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펼쳐 '선발 야구'를 이루고, 팀이 창단된 이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만큼 장갑을 낄 자격이 충분한 선수다.

김태군은 지난달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공시된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후보에 올랐다. 삼성의 이지영, 두산의 양의지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경쟁자 중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고, 높은 수비율을 자랑한다.

고생 끝에 찾아온 기쁜 소식이다. 김태군은 2008년 2차 드래프트 3라운드 17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1군에 자리 잡지 못하고 백업 포수로 뛰었다. 조인성이 SK로 떠난 뒤인 2012년에는 100경기에 출전하며 차기 주전 포수로 자리잡는 듯 했으나 2012년 20인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됐다. 결국 신생구단이었던 NC의 특별지명을 받아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김태군이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공시된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후보가 되면서 삼성의 이지영, 두산의 양의지와 함께 경쟁하게 됐다. ⓒ News1 DB

NC에서 무럭무럭 자랐다. 김태군은 올해 109경기에 나가 타율 0.262, 77안타 23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타율이 0.213였던 점을 감안하면 꽤 늘었다.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수비도 뽐냈다. 도루저지율 0.272, 수비율 0.996로 4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 11명 중 각각 부문 7위, 3위를 차지했다. 특히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강하다. 타자의 습관을 세심하게 캐치해 볼 배합에 적용할 줄 안다.

'안방 마님'으로써 존재감이 상당하다. 선수들과의 호흡도 좋다. 특유의 쾌활하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투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방출 아픔이 있는 홍성용, 원종현, 김진성과 많은 대화를 통해 안정감을 찾도록 도왔고 신인 이민호에게도 듬직함을 보여줘 부담 없이 기량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왼손 투수' 홍성용은 2005년 LG에 입단했지만 1군에서 단 한 번의 마운드에도 오르지 못한 채 2008년 11월 방출됐다. 이후 일본 독립 리그를 전전하다 2013년 10월 NC에 입단해 김태군과 만났다. 개성 넘치는 투구 폼으로 올 시즌 22경기에 나가 3홀드를 지키고 평균자책점 4.26의 성적을 올렸다.

원종현 역시 2006년 LG 유니폼을 입었으나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떠났다. 이후 NC 유니폼을 입고 날아올랐다. LG에서 최고 구속 150km의 직구를 뿌릴 수 있는 불펜 자원으로 거듭났다. 김태군은 원종현에게 "내가 알아서 할테니 코너로 던지려 하지 말고 정면으로 쌔리 꽂아라(세게 던져라)"고 말했었다.

2005년 SK에 입단한 김진성도 1군에서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고 2년 만에 방출됐다. 군 복무를 마친 뒤 2010년 신고선수로 넥센의 부름을 받았으나 또다시 1년 만에 짐을 싸야 했다. 그는 2011년 6월 트라이아웃을 거쳐 NC와 한식구가 됐다. 비록 지난해에는 1승2패 2세이브에 그쳤지만 올해는 마무리투수로 확실하게 자리잡아 3승3패 25세이브를 챙겼다.

2012년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NC에 온 이민호는 선발 투수로 크고 있다. 1군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 중간과 마무리를 오가며 56경기에 출전해 1승 3패 10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21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중간계투로 시작했으나 선발로 데뷔하면서 보직에 맞게 몸을 맞춰갔다. 51경기에서 88이닝을 던져 7승 2패 2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5.01을 찍었다.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 투수 1명의 빈 자리를 채워줄 5선발로 자라는 중이다.

덕분에 NC는 팀 평균자책점 1위(4.29) 퀄리티스타트 2위(59경기)로 쾌조를 보였다.

김태군 없는 NC는 '팥 없는 찐빵'과 같다. 그가 엔트리에서 두 번 빠졌을 때 팀은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올해 NC는 김태군이 결장한 19경기에서 총 6승 12패 1무로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김태군은 8월27일 어깨 통증 때문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공교롭게도 김태군이 빠진 날부터 선발 투수들의 부진과 대량 실점이 이어졌다. 그가 9월6일 KIA전에 앞서 1군에 복귀하자 이튿날 NC는 연패에서 벗어났다.

지난 5월14일에도 왼쪽 발목 염좌로 2주 동안 1군에서 제외된 바 있는데 당시 NC는 4승5패를 기록했었다. 그의 빈 자리가 상당히 컸다.

NC에서 총 221경기에 나간 김태군은 이제 한 팀의 주전포수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6월24일 LG전에서는 찰리 쉬렉을 리드해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외국인 투수와 노히트 노런을 합작한 포수가 되기도 했다.

김태군은 시즌 내내 "내 영역 최고가 되는 것이 꿈이다. 한계에 부딪히지 않고 더 나아가도록 스스로에게 끊임 없이 채찍질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팀에서 희소성이 있는 포수라는 포지션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꿈 많은 25세 청년 김태군이 황금 장갑을 낄 수 있을지, 오는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장에서의 결과가 궁금해진다.

hyillil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