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공에 맞은 선수들로 WBC 나가도 되겠네"

8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LG트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삼성 7회초 1사 1, 2루에서 LG 선발 리즈가 삼성 박한이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환호하고 있다. 2013.9.8/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지난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1위 쟁탈전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야구팬들의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날 삼성은 1회초 선두타자 배영섭이 LG 선발 레다메스 리즈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2호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LG는 1회말에 4번 타자 정성훈이 2사 3루 상황에서 역전 투런 홈런을 날려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LG는 추가점을 더해 3:1로 앞서나갔다.

문제는 6회초에 발생했다. 삼성의 6회초 공격 무사 1루 상황. 타석에는 1회에 솔로홈런을 터트린 배영섭이 올라왔다. 이때 제구가 안 된 리즈의 시속 151㎞짜리 4구째 강속구가 배영섭의 헬멧 귀부분을 강타했다. 배영섭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바로 병원으로 호송됐다.

이후 리즈는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았다. 리즈는 자신의 사구에 맞은 배영섭에 대한 미안함을 잊은 듯 펄쩍 뛰며 주먹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리즈는 7회초에도 선두타자 박석민을 맞춰 시즌 최다인 20번째 사구를 기록했다. 결국 5:4로 LG가 삼성을 잡고 다시 선두자리를 탈환하자 야구팬들은 들끓기 시작했다.

8일 경기 종료 후 야구 커뮤니티에는 "리즈한테 사구 맞은 선수들 모으면 WBC 보내도 되겠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속에는 2013년에 리즈가 사구를 기록한 날과 사구를 맞은 선수들의 이름이 나열돼있다.

리즈는 현재 28경기에 등판해 사구 부문에서 20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인 LG 신정락보다 5개나 많다.

리즈의 사구에 맞은 선수들은 지난 4월15일 LG와 기아전에서 나온 나지완을 시작으로 삼성의 진갑용, 김상수, 조동찬, 배영섭, 박석민, NC의 이현곤, 두산의 홍성흔, 이원석, 넥센의 강정호, 허도환, 롯데의 장성호, 이승화, 한화의 송광민, 한상훈, SK의 최정까지 총 16명이다.

나지완은 개인 최다인 3개의 사구를 리즈에게 맞았다. 삼성은 3경기에서 5명이 리즈로부터 사구를 맞은 팀이 됐다.

특히 26홈런의 최정, 19홈런의 나지완, 17홈런의 강정호, 13홈런의 박석민과 홍성흔까지 각 팀의 에이스급 타자들이 모두 리즈의 강속구의 제물이 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많은 누리꾼들이 의견을 남겼다. '시민**'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변화구가 아니라 항상 직구에서만 사구가 나오는 순둥이 선수네요"라고 했고 아이디 '리딩**' 누리꾼은 "한국 타자들 남아나지가 않겠네요. 홈런가뭄 시대의 숨은 공신인 듯"이라며 리즈의 잦은 사구를 비난했다.

대다수의 LG팬들도 "리즈와 LG 구단 측에서 삼성에 공식 사과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더**'라는 아이디의 LG팬은 "리즈 사구 없애는 법은 등판을 거르는 법밖엔 없을 것 같네요. 차선책으로 일단 투구폼을 얼른 교정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의견을 남겼다.

sho21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