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혈연'만으론 못 담는 가족형태…"가족정책도 바뀌어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관계망 지원 필요"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혼인 감소와 1인가구 증가 등 가족 형태가 빠르게 달라지는 만큼 가족정책도 혈연·혼인 중심의 가족 지원을 넘어 개인의 일상과 사회적 관계망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2일 '가족 변화 대응 가족정책의 방향성 재정립과 추진체계 모색 연구'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주요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혼인 감소, 1인가구와 비친족가구 증가로 가족 구성 방식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가족에게 의무적으로 기대돼 온 부양·돌봄 역할에 대한 인식도 약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혼인 건수는 1996년 약 43만건에서 2024년 약 22만건으로 줄었다. 2022년 기준 비친족가구 비율은 2.4%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가족 변화가 단순히 가구 형태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개인이 누구와 관계를 맺고 어떤 자원으로 일상을 유지하는지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관계 단절을 개인이 감당해야 할 문제로만 보지 말고 정책적으로 대응해야 할 사회적 위험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선임연구위원은 "이제 가족 변화는 가구 형태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개인이 누구와 관계를 맺고 어떤 자원으로 일상을 유지하는가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사례로는 영국과 독일의 외로움 대응 정책을 제시했다. 영국은 2018년 세계 최초로 행정부서에 외로움부 장관을 겸직 임명하고 '연결된 사회' 5개년 종합계획을 추진했다. 독일도 연방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주도로 '외로움 네트워크 위원회' 활동을 추진하고 2023년 '외로움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가족정책의 방향으로 △자기 돌봄을 위한 다양한 관계망 지원 △다름을 존중하는 가족문화 조성 △가족 변화를 수용하기 위한 법률 정비 등을 제안했다.

김종숙 원장은 "가족의 모습과 가족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달라지는 지금, 가족정책은 변화된 삶의 현실을 반영하는 생활 밀착형 정책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며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주거, 돌봄, 건강, 안전 문제와도 밀접한 만큼 사회적 연결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족정책도 전환돼야 한다"고 밝혔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