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 기업, '여성인재 활용·양성평등 실천' 본격화

여성가족부·대한상의, 세계경제포럼과 첫 민관 협력체 출범
2017년까지 여성고용률 61.9%· 성 격차 10% 이상 감소 목표
시간 선택제, 육아휴직, 여성인재 발굴 확대…17일 실천대회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세계경제포럼과 연계해 사회 각 분야가 참여하는 '여성인재활용과 양성평등 실천 TF' 출범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서울=뉴스1) 염지은 기자 =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CJ그룹 등 지난해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의 절반이 넘는 매출을 올린 국내 대표 100개 기업이 '여성인재 활용'과 '양성평등 실천'을 본격화한다.

여성가족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성 격차 지수를 발표하는 세계경제포럼(WEF)과 연계해 사회 각 분야가 참여하는 '여성인재활용과 양성평등실천 TF'(이하 민관TF)를 출범시켜 여성대통령 시대에 맞춰 실질적인 성 격차 해소에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민관 TF는 지난해 136개국 중 111위였던 우리나라의 성 격차를 줄이고 여성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구성되는 우리나라 최초의 민관 협의체다. 17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여성인재활용과 양성평등실천 약속 보고대회'를 개최하면서 출범한다.

TF에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공공기관, 민간단체 및 연구기관 등 100개 기업·기관과 17개 정부부처가 대거 참여하고 있다.

민관 TF는 출범 후 2017년까지 3년동안 여성고용률을 5월말 현재 55.2%에서 61.9%까지 끌어올리고 성 격차를 2013년 0.635%에서 0.698%로 10% 이상 줄이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 실천하게 된다.

▲전문·기술직 여성 비율 50.0%(2013년 46.4%) ▲의무설치사업장 직장보육시설 설치 비율 70%( 〃 39.1%) ▲육아휴직사용자 수 9만2574명 (〃 6만9616명) ▲정부위원회 여성비율 40.9%( 〃 27.7%) ▲5급 이상 공무원 여성비율 20.0%( 〃 15.3%) ▲민간기업 여성관리자 비율 22.0%( 〃 17.3%) 등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민관 TF가 추진하기로 확정한 실천 과제는 ▲여성고용 확대 ▲일·가정 양립 ▲여성대표성 제고 ▲양성평등문화 확산 등 4대 목표별 80개 과제다.

리턴십 프로그램 도입, 양질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활용 확대, 가족 사랑의 날 지정·실천, 유연근무제도 확대, 여성리더십 교육 실시, 여성관리자 확대, 조직 내 양성평등위원회 설치, 양성평등 의식 확산 캠페인 등을 추진한다.

여성가족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지원단을 구성해 매뉴얼과 가이드라인 제공, 포럼 및 세미나 개최, 심층 자문(컨설팅) 등을 통해 민관 TF 구성원들의 실천계획 수립·이행을 지원함으로써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7일 TF 출범식에서는 롯데그룹,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인크, 삼성전자, 코오롱그룹, 포스코, 한국아이비엠 주식회사, 한화그룹, 현대자동차, CJ그룹, SK이노베이션, LG그룹 등 기업과 고용노동부, 산업자원통상부 정부부처 대표 등이 참석해 TF가 추진할 실천과제를 토대로 각자 수립한 실천계획을 발표한다.

현대자동차는 그룹 차원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본격 도입해 약 1000여 명의 우수한 여성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다.

CJ그룹은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면서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매년 약 300명 규모로 리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코오롱그룹은 계열사별로 추진 중인 여성의 임신·출산·육아 생애주기에 따른 지원 제도를 그룹 차원으로 시스템화한다.

삼성전자는 육아휴직 확대(만 12세까지), 전사업장 모아 룸(母兒 Room·모성보호 휴게실) 설치 등 여성이 일하기 좋은 일터 구현을 추진 중이다. 또 향후 차세대 여성리더 풀 구축, 여성 임원·관리자 적극 선발 등 여성 리더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국아이비엠 주식회사는 현재 운영중인 여성위원회, 성 다양성을 위한 별도 팀 등을 통해 여성관리자 확대를 추진한다.

포스코는 여성인재 채용과 육성을 통해 향후 여성임원 등 여성리더를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TF 참여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합계는 약 751조7810억원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명목 GDP 약 1428조 2950억원의 52.6%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성가족부가 TF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 기초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기업·기관들은 기업·기관이 주체인 실천과제(총 53개)의 약 77%를 신규 또는 지속적으로 실천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한 기업·기관들이 신규 또는 지속적으로 실천할 것으로 응답한 비율이 높은 과제는 여성고용 확대 부문에서는 '워킹맘 직장유지 프로그램' 도입이 대표적이다. 응답 기업·기관의 93%가 신규 또는 지속적으로 실천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가정 양립 부문에서는 모든 기업·기관이 '가족친화인증' 참여,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일가(家)양득 캠페인 추진' 등의 과제를 실천하기로 하는 등 대부분의 과제에 대해 실천의지가 강했다.

여성대표성 제고 부문에서는 모든 기업·기관이 '여성인재 발굴'과 '여성리더십 교육'에 대해 신규 또는 지속적으로 실천할 것으로 응답했다.

양성평등 문화 확산 부문에서는 '양성평등한 인사 및 평가규정 마련'(100%), '조직 내 양성평등 위원회 설치'(98.6%) 등이 주요 내용으로 꼽혔다.

현대자동차, CJ그룹, 국민은행, 한경희생활과학은 기업·기관이 주체인 실천과제 53개 모두를 신규 또는 지속적으로 실천할 것으로 응답해 TF 활동에 대한 강한 의지가 돋보였다. 전통적으로 남성적 직종으로 여겨지는 대한제강은 43개 과제를 신규로 추진할 의지를 밝혔다.

또한 대한변리사회는 '시간선택제에 적합한 직무 발굴'을,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여대생 및 예비 창업가 대상 창업교육 강화'를, 현대경제연구원 등 연구기관들은 '시간선택제 일자리'와 '직장보육시설' 등 여성인력 관련 과제를 자체적으로 발굴해 연구하겠다고 응답했다.

민관 TF는 여성가족부와 세계경제포럼이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지 않게 낮은 성 격차 지수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성인력의 활용과 양성평등 확산이 매우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같이 하면서 시작됐다.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청와대 청무수석비서관 내정자)이 지난해 5월 세계경제포럼 슈밥 회장과 대한민국의 성 격차 해소를 위해 함께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추진됐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우리나라 대기업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멕시코, 터키, 일본에 이어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민관 TF가 출범하게 됐다.

senajy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