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KDI 사랑'…정부권력 주도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설립, 딸이 '대물림'
현오석·문형표·조원동 등 민감한 요직 발탁
유승민·이종훈·이혜훈 등 여당 정치인도 활약
- 박태정 기자
(서울=뉴스1) 박태정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들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정부 요직을 속속들이 차지하면서 현실 권력을 주도할 주요 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KDI 사랑'이 정부 부처 인사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KDI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설립된 만큼 아버지가 만들어 딸인 박근혜 대통령까지 대를 이어 KDI 출신들을 국정의 중심에 기용하고 있는 셈이다.
25일 기초연금 논란으로 사임한 진영 장관 후임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에 내정된 문형표 KDI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펜실베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뒤 1989년 KDI에서 연구위원으로 출발했다.
최근 KDI 수석이코노미스트그룹 재정·복지정책연구부 부장으로 임명됐으며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장을 맡았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 관련 정부 요직에서 KDI 출신은 이미 주류로 자리 잡았다.
박근혜 정부 초대 경제수장으로 임명된 현오석 경제부총리도 대표적인 KDI 출신이다. 2009년 3월부터 KDI 원장을 맡다가 발탁됐다.
조세연구원장을 맡다가 임명된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도 엘리트 경제관료 출신으로 현 부총리가 원장으로 있던 당시 KDI 초빙교수로 활동했다.
고영선 국무조정실 국무 2차장은 KDI 연구본부장으로 활동하다 발탁됐다. 1993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KDI에서 일하기 시작해 20년간 KDI에서만 연구해온 재정 분야 전문가다.
지난 정권에서 임명되긴 했지만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KDI 원장 출신이라 경제와 복지를 아우르는 정부 정책을 주도할 주역들이 모두 KDI 출신들로 장악됐다.
여당 내 친박인사로 꼽히는 정치인들도 KDI 출신이 활약하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이종훈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 등은 대표적인 KDI 출신 정치인들이다.
유 의원이 박 대통령이 당 대표일 때 비서실장을 지냈고 이종훈 의원은 박 대통령 당선 전 경제과외를 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여성 경제학자로 박 당선인의 경제공약을 다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였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지난해 대선 직후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에 임명된 유일호 의원도 KDI 출신이다.
대통령직 인수위 여성문화분과 위원을 역임한 김현숙 의원도 KDI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다.
KDI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 경제개발계획을 이론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연구소의 필요성에 따라 1971년 설립돼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국책 연구기관이다.
지금도 서울 동대문구 홍릉 KDI 건물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 휘호가 걸려 있다.
pt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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