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안 논란의 핵심 쟁점은?
연금가입자와 미래세대 노인 역차별
- 고현석 기자
(서울=뉴스1) 고현석 기자 = 정부가 내놓은 기초연금안이 갈수록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초연금안 논란의 핵심 쟁점은 '국민연금 가입자가 더 손해를 보는가'와 '미래의 노인이 역차별을 받는 구조인가'의 두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국민연금 장기가입자가 더 손해를 보는가?
두 가지 방안을 두고 진통을 겪어왔다. 소득연계형과 국민연금 연계형이다.
소득연계형은 노인을 소득별로 분류해 최대 20만원에서 점차 줄여가는 방법이다. 국민연금 연계형은 국민연금에 이미 가입이 돼 있는 사람들은 생계방안이 어느 정도 마련됐다고 인정해 상대적으로 적게 지급하는 방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의원 시절부터 장기적으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하나의 노후보장시스템으로 통합하려는 구상을 해왔다. 개인 차원의 노후대책과 국가차원의 노후대책을 융합하는 것이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을 포함한 반발이 있었지만 박 대통령은 결국 최종안으로 국민연금 연계형을 선택했다.
국민연금 연계형은 가입기간이 늘어날수록 연금을 덜 받게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오랫동안 연금에 가입돼 어느 정도 수입이 확보된 노인들에게 기초연금을 비가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지급하는데 대해 '역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발표안에 따르면 10, 11년 가입자는 20만원을 받고 가입기간이 1년 늘 때마다 1만원씩 깎여 20년이 되면 10만원으로 준다.
기초연금 대상자 391만명(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하위 70%에 해당) 중 353만명은 20만원을 받고 가입기간이 11년 넘는 38만명은 10만~19만원을 받는다.
청와대 측은 그러나 정부발표안이 국민연금 수령액에 기초연금을 추가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오래 가입하면 할수록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더한 총액은 많아져 결과적으로는 이득을 보게 된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늘어날수록 돈을 더 많이 받게 되는데, 가입연도에 비례해 올라가는 연금액은 같은 기간 줄어드는 기초연금액(1년마다 1만원 감소)보다 훨씬 크므로 전체 금액은 더 많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측은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국민들 각자가 자신의 돈을 납부해 연금액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정부가 주는 기초연금은 깎아 놓고 국민 스스로의 노력으로 불린 국민연금이 늘어나니 아무 문제없다고 하는 것은 황당한 궤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국민연금을 통해서 받는 돈은 공약했던 안이나 이번 정부안이나 똑같다. 차이가 나는 것은 기초연금을 통해서 받는 돈인데, 원래 공약한 안은 20만원을 주겠다는 것이고, 이번 정부안은 20만원을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깎아서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정부안은 원래 공약안보다 당연히 받을 돈이 적어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현재 기초노령연금법에도 2028년이 되면 65세 이상 노인 70%는 무조건 20만원을 받게 돼 있는데 이번 정부안은 현재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20만원보다도 더 적게 주겠다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대통령께서 손해를 안본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설명"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예를 들어 한 달에 200만원씩 벌면서 17년동안 국민연금을 낸 뒤 이미 기초노령연금 대상자인 65살 김씨는 공약대로라면 월 68만6000원(국민연금 48만6000원+기초연금 20만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번 정부안대로라면 62만1000원(국민연금 48만6000원+기초연금 13만5000원)을 받게 된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2년을 넘어서면서부터 매년 약 1만원씩 깎이도록 정부안이 설계됐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해석하면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고 그 돈으로 또 다른 노후대책을 마련하면 기초연금은 최대금액 20만원을 '보장' 받을 수 있는데 반해 정부안은 국민연금을 유지할 의욕과 새로 가입할 동기를 훼손하는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의무 가입자가 아닌 농어민, 무직 등이 그런 생각을 더 할 수 있다.
김 의원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이 줄어 ‘상대적 손해’를 보는 것은 분명하다"며 "청와대는 전체 수령액은 증가한다고 주장하지만 장기가입자의 국민연금액이 늘어나는 것은 연금보험료를 성실하게 부은 결과이지 기초연금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에 대해 정부안은 국민연금을 전혀 손대지 않으면서 노인빈곤해소, 나라재정상황, 미래세대 부담 줄이기 등 모두를 고려해 고심 끝에 나온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처음 새누리당의 공약이 국민연금과 연계해 기초연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라며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함께 받는 사람들이 기초연금만 받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데 제도를 변경하면 국민연금 가입자의 70%가 20만원을 수령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가입기간이 길면 손해가 아니라 국민연금제도의 세대내·세대간 소득재분배 기능이 강화된다"고 말했다.
현재 OECD 최고수준인 대한민국 노인빈곤 완화를 위해서는 일정금액을 지급하는 것보다는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부분과 연계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설계해야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말이다.
◆미래의 노인이 역차별받는 구조인가?
기초연금 논란의 또다른 축은 미래의 노인(현재 청장년층)이 국가연금축적에 기여하는 부분에 비해 미래에는 연금의 소득대체율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보험료와 제도설계에 따라 연금액을 지급받는 국민연금액의 현재 소득대체율은 47.5%다. 이 수치는 해마다 2028년까지 0.5%씩 떨어져서 결국 40%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기초노령연금의 소득대체율은 지금은 5%인데 2028년이 되면 10%가 된다. 결국 전체 소득대체율(국민연금+기초노령연금)은 50%가 되는 것이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번 정부안에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똑같다. 현재 기초노령연금법에 따라 2028년이 되면 10%가 될 기초연금액이 차등지급 설계에 따라 깎이게 된다.
청년세대들은 장기가입자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30년이 넘어설 것이고, 그렇다면 현재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20만원이 아닌 10만원만 받게 된다. 정부안의 소득대체율은 45%(국민연금 40%+기초연금 5%)가 되는 것이다.
시민단체와 복지단체들도 본인이 온전히 받아야 할 본인의 몫, 현재 법으로도 보장된 몫을 분명히 손해 보게 되기 때문에 청년세대들은 당연히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번 정부안은 스스로 국민연금제도의 신뢰를 무너뜨리면서 국민연금체계를 흔드는 위험한 안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미래세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지금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기초연금액은 현재 수급자보다 많아지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미래세대의 경우 15년 동안 가입해도 무연금자와 동일한 20만원을 수령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세대 노인의 경우 11년 이상 가입하면 20만원 이하의 금액을 받지만, 수급기간이 짧은 노인이 대부분으로 88만명 중 70%가 20만원을 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월 200만원 소득에 가입기간 15년의 경우 2014년부터 연금수급자는 16만1000원, 2014년부터 연금에 가입한 사람은 19만1000원 등을 받게 된다.
국민연금과 연계하지 않고 모든 노인에게 지급하거나 소득인정액 기준으로 적용하게 되면 2040년 최소 7조원의 차이를 발생한다는 것이 정부와 여당의 논리다.
오히려 미래세대의 조세부담이 더 무거워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1인당 조세부담율을 비교해도 현행 기초노령연금제도보다 미래세대의 부담이 줄어들게 되고 2040년 기준으로 국민 1인당 연간부담액이 정부안은 87만원인 반면 현행 기초노령연금제도는 98만원, 전체 20만원 지급시는 141만원 등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세대의 연금관련 '상대적 박탈현상'에 대해 최원영 고용복지 수석은 "기초연금의 평균수급액을 산출해보면 후세대가 더 많은 기초연금을 받도록 설계돼 있다. 즉 50대보다 40대, 40대보다 30대, 30대보다 20대 등이 기초연금을 더 많이 받도록 설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책위는 그러나 이런 정부와 여당의 설명에 대해 "궤변"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모든 공적연금 수령액은 국민소득이나 물가의 상승을 반영해 해마다 높아지게 돼 있고 따라서 미래세대가 수령할 기초연금액의 절대액수가 지금 현세대 노인이 수령하는 연금액보다 더 크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민주당 측은 "마치 30년 전 10만원과 지금의 10만원의 가치가 똑같다고 우기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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