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이태원·제주항공 참사 출동 경찰관에 "추가 심리지원"

소방관 사망 계기…1656명 경찰관 대상 상담 안내 문자 발송
직원들 감사 논란에 "심리지원 강화차원…불만 무마용 아냐"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청사 전경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경찰청이 이태원 참사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추가 심리지원에 나선다. 최근 이태원 참사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이 트라우마 끝에 사망한 한 사건을 계기로 현장 경찰관들의 마음건강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경찰청은 지난 25일 이태원 참사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출동했던 1656명의 경찰관에게 추가 심리상담이 가능하다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고 26일 밝혔다. 참사 직후에도 긴급 심리지원을 한 바 있지만 최근 소방관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대응을 강화한 것이다.

안내 문자에는 "국가 재난 및 대형 사고 현장에서 헌신하신 여러분, 시간이 지나도 남은 기억과 흔적이 심리적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울, 불안, 불면 등 증상이 있다면 경찰 마음동행센터와 민간 상담센터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태원 참사',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을 기재하면 우선 예약 후 상담이 가능하도록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소방관 사망 사건이 이슈가 되면서 현장에 나갔던 직원들이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심리적 어려움이 재발할 수 있어 우선적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국무조정실·행정안전부·경찰청이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대응 공무원들에 대한 합동 감사를 진행하자 내부에서는 불만이 제기됐다. 일부 경찰관들은 "참사 당시 구호 활동을 한 직원들을 범죄자 취급한다"고 반발했다.

경찰청 노조 격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도 전날 입장문을 통해 "참사의 한복판에서 시민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경찰관들은 이미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와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며 "감찰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상처를 들춰내려는 것은 비인도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경찰청의 추가 심리지원이 감사에 따른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경찰청은 "공교롭게 일정이 겹친 것"이라며 "소방관 사고를 계기로 소방청도 심리지원을 강화한다고 밝힌 만큼 비슷한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