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로켓 안 날아가요'…쿠팡 노조, 근무 환경 개선 촉구
"폭염, 가장 약한 노동자에게 구조적으로 떠넘겨지고 있어"
쿠팡 노조, 오늘 '불매 운동' 선전하고 내일 '2차 파업'으로 사측 압박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쿠팡 노조가 오는 14일 '택배 없는 날'을 맞이해 시민들에게 '로켓 배송 없는 날'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지부를 비롯한 정의당·노동당 등은 이날 오전 11시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오늘은 쿠팡 불매로 로켓도 쉬어가는 날'이라는 현수막과 '오늘 하루 쿠팡 없이 살자꾸나'라는 피켓을 들었다. 쿠팡의 익일 배송 서비스인 '로켓 배송'을 멈추자는 의미로 로켓 모양의 피켓을 주먹으로 격파하는 퍼포먼스와 30여 곳에서 피켓 선전전도 선보였다.
노조 측은 사측에 △택배 없는 날 동참 △물류센터 내 냉난방장치 설치(전층) △노조할 권리 보장 △적극적인 교섭 참여 등을 요구했다.
쿠팡 노조는 "쿠팡의 로켓배송은 새벽 배송과 당일 배송, 그리고 주 7일 배송을 넘어 급기야 1시간 이내 배송이라는 퀵커머스 배송 시장을 열어젖혔다.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펼쳐지는 끝모르는 속도 경쟁 속에 노동자들은 더 긴 시간, 더 높은 강도의 노동을 견디며 소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동헌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어제와 오늘 기록적인 호우로 수도권, 중부권 곳곳에 침수 피해가 있었다고 한다. 오늘 같은 날씨에도 쿠팡 배송자들은 위험한 환경 속에서 배송하고 있다"며 "올해도 끝까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길 거부한 쿠팡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백윤 노동당 대표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며 "노동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대한 (쿠팡) 사업장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정은 정의당 부대표는 국제노동기구(ILO)의 보고서를 인용해 "매년 2억 명 이상이 열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과 생산성을 잃고 있는데, 그 피해는 쿠팡과 같은 운송 또는 농업이나 건설 부분에 저소득 이주 노동자들에게 집중된다. 폭염은 점점 더, 가장 약한 노동자에게 구조적으로 떠넘겨지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쿠팡 노조는 지난 1일 1차 파업에 이어 하루 뒤인 15일 2차 파업을 예고했다.
이들은 "미리 파업에 대해 경고했지만 지난 7일 열린 본교섭에서 사측은 어떤 전향적인 입장도 준비하지 않았다"며 "쿠팡은 지난 4년간 70여 차례가 넘는 교섭 동안 한 번도 사측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쿠팡 측은 "백업기사 시스템을 바탕으로 위탁배송업체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자유로운 휴무가 가능한 업무여건을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며 "매일 전체 위탁배송업체 택배기사 중 휴무를 취하는 기사 비율이 30% 이상에 달하고, 그 수가 6000명 이상에 달한다. 매일매일이 '택배 쉬는 날'인 셈"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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