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존엄 연료 삼는 로켓배송 필요없다" 뿔난 시민단체들
쿠팡 노조 및 시민단체들, 쿠팡 본사 앞에서 파업 연대 기자회견 개최
"물류센터 야간 노동자 건강 실태 연구 결과 쿠팡 휴식시간이 가장 짧아"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택배 없는 날'을 하루 앞두고 쿠팡 노조와 시민단체들이 "로켓배송을 멈추자"며 광복절 파업 연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쿠팡 노조와 각종 시민단체 소속 20여 명은 13일 오전 11시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 모여 이달 14일 불매 운동과 15일 하루 파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로켓배송을 멈춰 쿠팡 물류센터를 바꾸자'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노동자의 존엄과 건강한 삶을 연료 삼는 로켓배송 필요 없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로켓배송은 쿠팡이 운영 중인 '익일 배송' 서비스의 이름으로, 주문 시점에 따라 다음날 도착을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청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지난해 공공운수노조와 쿠팡을 포함한 물류센터 야간 고정 노동자들의 건강 실태를 연구한 결과, 쿠팡의 휴식 시간이 가장 짧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에서 규정하는 33도라는 매우 엄격한 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려 하거나 그조차도 적용하지 않는 쿠팡을 규탄한다"며 "더는 쿠팡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더위로, 과로로,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의 김두나 변호사는 "쿠팡은 국제인권규범에 기초한 자사의 '행동 및 윤리강령'을 통해 모든 직원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겠다고 선언해 왔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쿠팡은 정작 현장 노동자들이 더 이상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내자 이를 무시하고 방관하고 있다"며 "이는 쿠팡 스스로 세운 원칙과 국제 인권 규범 모두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은 "쿠팡 노조는 전체 직원의 0.1%도 안 되는 조합원 수를 보유하고 있다. 비록 0.1%의 파업, 하루 파업일지라도 이들의 요구는 기후 위기에 대항하는 불안정 노동자들의 생존과 생명의 요구이기 때문에 사회적 파업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쿠팡 노조는 14일 택배 없는 날 불매 운동을 벌이고 15일 광복절에는 하루 파업을 실시할 방침이다.
택배 없는 날은 2020년 처음 시행됐다. 법적 근거는 없지만 택배노동자들을 중심으로 과로사가 반복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업계가 자율 규약 형식으로 시행하고 있다.
쿠팡이 이에 동참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쿠팡 측은 "CLS는 위탁배송업체 택배기사의 주 5일 이하로 배송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이 62%로 타사(1~5%)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면서도 주 6~7일간 일하는 택배기사들에 대한 처우 개선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realkw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