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압수수색에 당황한 고용부…MB정부 '노조분열' 역할했나
국민노총 설립 과정에 전직 인사 등 고용부 지원·개입 의혹
- 박정환 기자
(세종=뉴스1) 박정환 기자 = 이명박 정부 노조분열 공작 의혹과 관련 19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한 고용노동부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고용부는 전 정부 시절 일어난 일이라며 선을 그으면서도, 수사방향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검찰은 국정원의 감찰 결과와 고용부 내부 자료 등을 토대로 국민노총 개입 여부와 민주노총 등 분열 계획 의혹 등을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부에 몸담았던 전직 인사의 개입 의혹까지 제기된 가운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고용부 전현직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용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2011~2012년도 국민노총 설립과 관련해서 검찰이 확인차 압수수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압수수색 상황을 보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성훈)는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세종시에 위치한 정부세종청사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과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명박 정부 노조분열 공작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노사협력정책과는 노사정책이나 조정, 노사관계 대책 등을 수립하는 부서다.
검찰은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1년 11월 출범한 국민노총과 관련한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국민노총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으로 이뤄진 양대노총 구도를 깨겠다며 출범했지만, 정부가 기존 노조를 견제·분열시키기 위해 개입한 '어용노조'라는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검찰과 고용부에 따르면 국민노총이 출범한 당시 이채필 고용부 장관의 보좌관이 국민노총의 설립과정에 깊숙히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해당 보좌관이 지원금 문제도 얽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보좌관은 현재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외에도 검찰은 국민노총의 설립 과정에서 고용부가 맡은 역할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국민노총은 2009년 3월 인천·서울지하철 노조 지도부에서 설립 움직임이 있었는데 당시 기존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을 탈퇴하기 어려웠다. 고용부 행정해석상 총회 출석조합원 중 3분의2 이상 찬성이 있어야 탈퇴를 할 수 있었으나,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자 고용부는 2009년 4월 '과반수 득표로 상급단체 탈퇴가 유효하다'고 행정해석을 변경해 민주노총 탈퇴를 열어줬다는 비판을 샀다. 정부가 국민노총 설립을 사실상 간접지원한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2012년 10월 국정감사에서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부가 국민노총을 지원한 내역 등을 공개하며 적극 개입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고용부는 국민노총 2012년 전체예산의 74.7%(4억원), 정책사업비의 97%(1억2000만원)를 국고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노총 설립 배경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시절 국정원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지난해 6월 출범한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 감찰 조사에 따르면 국민노총의 설립과 활동에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3만여명으로 출범한 국민노총은 박근혜 정부 들어 쇠퇴기를 겪었고 결국 2014년 한국노총과 통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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