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韓 법정근로시간 유럽보다 길고 영미·아시아보다 짧아
독일·프랑스 등 주 35~48시간제…연장근로 탄력규정
미국·유럽·일본 등 연장 근로시간 한국보다 길어
- 박정환 기자
(세종=뉴스1) 박정환 기자 = '주 52시간 근로'를 골자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저녁이 있는 삶'에 한발짝 다가서는 길이 열렸다. 개정안은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을 시작으로 시행된다.
유럽 주요 선진국들은 1910년대부터 1일 8시간제 등을 도입하면서 근로시간 단축의 기틀을 마련했다. 우리나라의 법정 근로시간은 유럽 선진국보다는 다소 길지만 영미와 아시아 주요국과는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독일·프랑스 등 주 30~40시간제…연장근로 탄력규정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2014년 8월 발간한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생산성 향상과 일터혁신'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은 1차 대전 직후 1일 8시간 노동제가 널리 확산되며 시작됐다.
2차 대전 이후 1960년대까지 서구에서는 주 40시간제, 주휴 2일제가 정착됐으며, 1970년대 후반부터는 이를 다시 주 30시간제로 줄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특히 유럽연합(EU)는 1993년 연장근로를 포함해 일주일(7일) 평균 4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는 노동법 입법 지침을 만들었다. 2003년에는 지침을 개정해 주 평균 48시간을 유지하되 노동자가 원하면 초과해서 근무할 수도 있다는 예외규정을 뒀다.
회원국은 EU 지침에 따라 노동법을 다듬었다. 이중 독일은 연 평균 노동시간이 1371시간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짧아 근로시간 단축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독일의 1918년부터 1일 법정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규정했다. 이를 기초로 1주에는 일요일을 제외한 6일의 근로일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1주간의 법정 근로시간은 48시간으로 계산된다.
연장근로는 6개월 또는 24주 이내의 기간을 기준으로 1일 평균 근로시간이 8시간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1일 10시간(1주 60시간)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독일은 연장근로나 연장근로시의 가산임금에 대해서는 사업장 단체협약에 맡긴다. 기업의 협약에 따라 근로시간도 주 28시간에서 40시간까지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프랑스는 1980년대 주당 근로시간을 39시간으로 단축하는 법안을 도입하고 1998년에는 주당 근로시간을 35시간까지 단축했다. 연장근로는 연간 총량 220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으나 산업·기업별 협약에 따라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공공의 안전과 질서유지 등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주휴일 근로 금지 원칙을 도입한 국가이기도 하다. 이를 어기면 대체휴일 등 보상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이를 한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검토했지만 도입되진 않았다.
네덜란드의 경우 노사정의 꾸준한 합의로 근로시간을 단축한 대표적인 사례다. 사회적 대타협의 모델로 꼽히는 1980년대 바세나르 협약 등을 통해 주 38시간의 근로시간을 주 36시간으로 단축하고 일자리를 늘렸다.
◇미국·영국 등 근로시간 유럽보다 길어
영미권 국가의 경우 유럽보다는 근로시간이 다소 길다. 노동할 자유를 존중하는 풍토나, 유럽보다는 불균등한 소득분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법정 근로시간은 1주에 40시간이며, 연장 근로시간의 제한은 없다. 연장수당은 통상임금의 1.5배 정도를 주도록 하고 있다. 일부 사무직에게 시간외 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이라는 제도도 있다. 관리직·행정직·전문직 등이 해당된다.
영국은 1주 48시간의 법정근로시간을 두고 있으며 노사 합의에 따라 1주 60시간까지 근로를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1999년 주 40시간제가 도입됐고, 공공부분부터 근로시간 단축을 선도했다. 민간은 노사의 합의에 따라 연장근로 한도를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중국의 법정근로시간은 주 44시간이며 하루 8시간이다. 노사 합의에 따라 하루 3시간, 한달 36시간이내의 연장근로가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야가 합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법정 근로시간 40시간(평일 하루 8시간), 연장 근로시간(토·일요일 근무 포함) 12시간으로 주당 총 52시간을 초과할 수 없게 됐다.
세계적으로 비춰봐도 우리나라의 법정 근로시간과 연장 근로시간은 유럽 선진국보다는 다소 길지만, 영미와 아시아 주요국과는 엇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 1주 법정 근로시간인 40시간을 따졌을 땐 선진국 수준에 왔다고 볼 수 있다"며 "연장근로 시간은 각국 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기에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유럽보다는 길고 영미와 아시아 주요국보다는 다소 짧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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