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건물’ 강제 철거 집행 중 세입자 1명 불구속 입건

법원의 강제 집행 명령에 따라 건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려던 세입자 1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남부지법과 서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2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구로구 구로2동의 한 오피스텔 건물 철거를 위한 명도집행이 진행됐다.
법원 집행관은 “6월에 사전 고지를 받은 13가구와 지하 1층·지상 1층의 사무실을 대상으로만 철거가 진행됐다”며 “고지를 받지 못한 세대들은 오늘 철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지난 6월1일 이 건물이 위법이라는 사실을 세입자들에게 알리고 6월30일까지 집을 빼지 않으면 강제 집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상 12층, 지하 3층 규모의 이 오피스텔 건물은 건축 도중 건설사가 부도나면서 준공검사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등기부등본조차 없는 유령 건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사의 부도 후 현 건물주는 이 건물을 양도받아 완공한 뒤 오피스텔 임대사업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건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토지주와 건물주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고 2006년 10월 대법원은 “건물주는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토지주에게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이후 6년이 지나도록 건물주와 세입자들이 나가지 않자 법원이 이날 강제집행에 들어간 것이다.
반면 세입자들에게 정확한 강제집행 날짜가 고지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법원의 판결과 지난 6월 퇴거 고지 이후에도 건물주가 유령 건물도 계약 자유의 원칙에 따라 부동산 임대가 가능하다는 법의 빈틈을 악용해 지속적으로 세입자들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께 법원 집행관과 용역 직원들이 철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에 저항하며 지하 1층 바닥에 인화물질을 뿌리던 세입자 이모씨(44)가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또 곳곳에서 세입자와 법원 집행관, 용역 직원 등 사이에서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기도 했지만 이씨 외에 추가 연행자는 없었다.
세입자 최모씨(53)는 “오늘 철거가 집행될 것이라는 사전예고가 전혀 없었다”며 “적어도 집행 날짜는 미리 알려주고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집을 빼게 되면 계약이나 보증금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해서도 아직 건물주로부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며 “현재 남아있는 세입자들 중에서는 용산처럼 끝까지 남아서 싸우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법원은 이날 수거한 세입자들의 짐을 물류창고로 이송했고 조만간 주인들이 찾아가도록 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철거가 어떻게 진행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토지주의 철거 요청이 들어오면 법원에서 판단 후 다시 명도집행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as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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