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 잇딴 '흉기살인'…"불안해서 못살겠다" 민심 흉흉
16일과 17일 연이틀에 걸쳐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묻지마식' 흉기 살인사건이 잇달아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강남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고 경찰 내부에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강남 신사동서 ‘쿨’ 김성수 전 부인 피살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17일 오전 2시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B빌딩 지하1층에 위치한 모 주점에서 강모씨(38·여)가 일행 4명과 술을 마시던 중 제모씨(38)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순천향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숨진 강씨는 남녀 혼성그룹 ‘쿨’ 멤버였던 김성수의 전 부인으로 확인됐다.
제씨는 강씨 외에 나머지 일행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남성 3명이 부상당했고 이중 1명은 중태다.
나머지 여자 일행 1명은 다행히 화를 면했다.
부상당한 3명 가운데 2명은 건국대병원, 나머지 1명은 순천향대병원 등으로 후송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강씨 일행은 술을 마시다 제씨로부터 “시끄러우니 떠들지 말라”는 말을 듣고 언쟁을 벌이다 다툼을 벌였다.
이에 대해 제씨가 화를 참지 못해 술집 밖에서 흉기를 가지고 와 강씨 일행에게 휘두른 뒤 자신의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 “안 만나준다”…역삼동 칼부림으로 2명 사망 1명 중태
16일 대낮에도 서울 강남 주택가 한복판에서 치정관계로 추정되는 칼부림사건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59분께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라에서 오모씨(29)가 미리 준비한 흉기를 최모씨(31·여)와 최씨의 동거남 박모씨(33)에게 휘둘렀다.
오씨는 택배기사로 위장해 최씨의 집을 찾아가 최씨가 문을 열자마자 흉기를 휘둘러 등 부위를 2회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과다출혈로 숨졌다.
또 집안에 함께 있던 박씨도 배, 가슴 등을 10여차례 찔려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 중이지만 중태다.
오씨도 박씨와 난투극을 벌이는 과정에서 10여군데에 이르는 자상을 입고 숨졌다.
오씨는 지난 1년여 동안 최씨를 쫓아다니며 심하게 괴롭혔고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력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와 박씨는 결혼을 전제로 동거 중이었다.
◇ 강남 주민들 “불안해서 못 살겠다”, 경찰 “우리도 뒤숭숭해”
이틀에 걸쳐 잇따라 흉기테러로 인한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강남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강남 주민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들떠 있던 차에 이같은 흉흉한 소식이 갑작스레 연이어 들려오자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이날 강남경찰서 주변을 지나던 김희영씨(38·여)는 “방금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접하고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래도 치안이 그나마 잘돼 있다고 믿고 있는 강남에서 살인사건이 계속 나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남에 거주하는 또 다른 주민은 “불안해서 밤길 나갈 때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가족들에게도 연락해 지하철 탈 때나 버스 탈 때에도 항상 조심하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경찰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남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왜 자꾸 이런 강력사건이 터지는지 모르겠다. 당분간 정신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서 형사과장은 “우리는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경찰은 신사동 주점에서 강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도주한 제씨의 행방을 추적하는 동시에 역삼동 칼부림 사건의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lenn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