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죽을 목숨" 자살 결심 끝 자녀에게 돈 물려주려 강도된 40대 男

부모들의 못난 삶에 온갖 아픔을 겪으며 성장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박씨는 쉴틈이 없었다.

그러나 일거리와 벌이가 넉넉치 않던 박씨는 생활고에 시달렸다.

아내가 많은 빚을 안기고 떠나갔고 11살과 9살 난 두딸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많은 학비가 들어갔다.

결국 박씨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사채를 빌려썼다.

그러나 원금 1400만원을 갚지 못해 이자는 늘어났고 박씨는 빚 독촉에 시달렸다.

박씨는 5월초 사채 등 채무를 정리하기 위해 자신의 신장을 2억원에 팔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급전을 빌려 장기매매 브로커에 검사비용 등 200만원을 건넸지만 브로커는 돈만 받고 잠적해 버렸다.

사채 변제에 대한 압박은 심해졌고 사채업자들은 집과 일터에까지 찾아와 빚 독촉을 하기 시작했다.

박씨는 이들을 피해 지난 5월17일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찜질방에 머물며 해결책을 고민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박씨는 한강에 투신해 죽기로 결심했다.

죽음을 놓고 갈등하던 박씨는 어차피 자살할 몸인데 죽기 전에 고급아파트를 털어 아이들에게 돈이라도 물려주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박씨는 범행을 실행하기 위해 고급아파트를 물색했고 지난 5월19일 오전 3시40분께 서울 광진구 광장동 한 아파트에 침입했다.

박씨는 피해자 정모씨(53·여)를 밧줄로 묶고 금품을 훔치려던 중 정씨가 현관문을 열고 나가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범행에 실패했고 그 길로 도주했다.

결국 박씨는 경찰에 덜미를 잡혔고 철장 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10일 피해자를 흉기로 위협하고 금품을 빼앗으려 한 혐의(특수강도 미수)로 박씨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죄값을 치르고 난 뒤에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자녀들과 열심히 살아가겠다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sanghw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