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말뚝' 항의 日대사관 차량 돌진 60대 구속영장(종합)

운전자 김모씨 '소녀상 말뚝' 보며 단독범행 계획

소녀상에 '타케시마는 일본땅'이라는 말뚝을 설치한 데 격분한 화물차량 운전수가 자신의 차를 몰고 일본대사관 정문으로 돌진한 9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글귀가 적힌 사고차량이 서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극우 일본인이 위안부 소녀상(평화비)에 '타케시마는 일본 땅'이라는 말뚝을 설치한 데 항의하기 위해 자신의 화물차량을 몰고 일본대사관 정문으로 돌진한 60대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자신의 1톤 화물차량을 몰고 서울시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철제 정문으로 돌진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차량 운전자 김모씨(62)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종로서 관계자는 이날 오후 "이번 사건이 외교관계와 연관돼 경미한 사안이라고 볼 수 없고 차량을 이용해 정문을 지키던 경비대원을 들이받을 수도 있었던 만큼 범행수법도 엄중하다"며 "특히 2년전부터 차량에서 생활한 김씨의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아 서울중앙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9일 오전 4시55분께 '소녀상 말뚝'에 항의하기 위해 자신의 차량을 몰고 일본대사관 정문을 1m 가량 밀고 들어가면서 철제문을 훼손하는 등 흉기(차량)를 이용해 재물을 손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달 19일 일본 극우단체 인사가 소녀상에 말뚝을 묶은 사실을 알게 돼 단독으로 범행을 계획했다.

이후 지난달 28일, 이달 2일과 5일 등 3차례에 걸쳐 일본대사관을 사전답사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체포 당시 김씨는 몸에 "위안부 소녀의 상 앞에 말뚝을 박은 너희들의 행위는 천벌을 받아 마땅하다…혹시 제가 죽으면 화장해 독도의 앞바다에 뿌려 주십시어"라는 내용이 적힌 A4지 두 장 분량의 메모지를 지니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차량을 이용해 일본대사관에 진입한 뒤 '(말뚝을 세운) 일본인을 구속하라'고 소리치는 등 일본 정부에 항의하려고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골동품, 미술품 등을 개인적으로 매입해 처분하는 일을 했고 특정 시민단체 등에 소속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날 검거 당시에도 화물차량 짐칸에는 도자기 등 골동품과 이불이 실려 있었다고 한다.

김씨 차량에는 지난해 3월 자신이 직접 제작한 '독도는 우리땅', '일본 각료 여러분 독도는 한국땅 다 아시죠' 등 글귀가 적힌 대형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일본대사관 측은 "정기적으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정기수요집회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달라"며 경비강화를 요청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사건 당시 일본대사관 주변에는 대사관 경비를 위해 경찰관 3명과 기동대 소속 의경 8명이 배치돼 있었다. 이중 의경 2명이 정문을 지켰다.

경찰은 향후 일본대사관 정문에 차단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일본 극우단체 회원인 스즈키 노부유키씨(47)는 지난달 18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입구, 이튿날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맞은 편 소녀상 옆 등에 '타케시마는 일본 땅'이라는 한글과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일본어가 적힌 흰색 말뚝을 세워 논란을 빚었다.

m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