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찰 인력 거점에 집중…'경찰 1명 이하' 지구대·파출소 299곳
경북·전남, 전체 44% 차지…서울·부산은 각각 1곳
경찰 "출동 지연 없어"…전문가 "탄력 운영 필요"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경찰이 지역경찰 인력과 장비를 거점 관서에 집중하는 '중심지역관서' 제도를 확대하면서 현원 1명 이하 지구대·파출소가 4년 새 약 5배로 늘었다.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긴급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취지이지만, 저인력 관서가 농촌지역에 집중되면서 주민들의 체감 치안과 지역 거점 기능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전국 지구대·파출소 2051곳 가운데 현원이 0명 또는 1명인 관서는 299곳으로 집계됐다.
현원 1명 이하 관서는 2022년 61곳에서 2023년 72곳으로 늘어난 뒤 2024년 242곳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310곳까지 늘었고 올해 7월에는 299곳으로 전년보다 11곳 줄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약 4.9배 규모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경북 지구대·파출소 224곳 중 83곳(37.1%)으로 가장 많았다. 전남은 206곳 중 49곳(23.8%)으로 그 뒤를 이었다. 두 지역의 현원 1명 이하 관서는 132곳으로 전국 299곳의 44.1%를 차지했다.
반면 서울과 부산은 '현원 1명 이하' 관서가 각각 1곳이었고 대전·울산·제주는 한 곳도 없었다.
농촌지역에서는 상주 인력이 아예 없는 파출소도 확인됐다. 경북 예천·김천·청도 등에서는 현원이 0명인 공동체지역관서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경찰이 '중심지역관서' 제도를 확대해 온 것과 맞물려 있다. 경찰은 2023년 지역관서 36곳에서 제도를 시범 운영한 뒤 2024년 운영 가이드라인을 전국에 내려보냈다.
중심지역관서 제도는 인접한 지구대·파출소의 순찰 인력과 장비를 거점 역할을 하는 중심지역관서에 모아 운영하는 방식이다. 기존 관서는 공동체지역관서로 두고 거점 근무나 공동체 치안 활동 공간으로 활용한다.
공동체지역관서가 자체적으로 112 신고와 순찰을 맡지는 않지만, 신고가 접수되면 가장 가까운 순찰차가 출동한다. 범죄예방 교실과 협력단체 합동 순찰 등도 이곳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관서별 인력은 관할 면적과 치안 수요 등을 고려해 배치하도록 규정돼 있다.
경찰은 제도 도입으로 상주 인력이 줄어도 현장 대응력은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023년 74일간 지역관서 36곳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차량 순찰 시간은 12.1%, 도보 순찰 시간은 176.1% 늘었으며 코드0 신고는 36.3%, 5대 범죄는 18.6% 감소해 범죄예방 효과가 확인됐다고 자체 평가했다.
중심지역관서와 일반지역관서의 현장 도착시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거점 근무와 차량 순찰 등 현장 지휘관의 인력 운용이 실제 출동 시간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임 의원은 "농촌 주민들이 치안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관서별 실제 근무 인력과 순찰·출동체계를 점검하고 지역 여건에 맞는 인력 배치와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공동체지역관서를 형식적으로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치안 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중심관서 중심으로 인력을 재배치하면 대응력에는 분명 도움이 된다"며 "중심지역관서 제도의 원래 취지는 야간에 자리를 지키는 인력이 아니라 실제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을 늘리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심지역관서는 핵심 관서 역할을 하고, 나머지 관서는 최소 인력만 남겨두기보다 지역별 치안 수요에 따라 출장소처럼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자율방범대 등에 경찰관서를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중심지역관서 순찰차가 해당 권역의 거점으로 활동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중심지역관서에 인력을 모으면 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긴급 상황에 대처하는 데 유리하다"면서도 "작은 파출소나 지서가 지역에서 갖는 치안의 상징성이 사라지면 주민들의 심리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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