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형 행세하며 경찰 따돌린 사기 피의자…PC방 20곳 뒤져 검거
경찰, 금융·사이버사기 6개월간 2만6782명 검거, 809명 구속
- 이세현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중고 명품 판매를 빙자해 피해자 61명에게 약 2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피의자 A 씨. 그는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을 때마다 쌍둥이 형의 인적 사항을 대며 추적을 피했다.
강원 춘천경찰서 악성 사기 추적팀은 A 씨가 게임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20곳이 넘는 PC방을 일일이 추적한 끝에 그를 검거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3월 23일부터 8월 31일까지 민생 침해 금융 범죄와 사이버사기를 집중 단속한 결과 총 6만1482건을 적발해 2만6782명을 검거하고 이 중 809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유사 수신·다단계와 불법사금융 등 민생 침해 금융 범죄와 직거래 사기 등 사이버사기를 중점 단속 대상으로 선정하고 시도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 등 전문 수사 인력을 투입했다. 특별단속은 다음 달 31일까지 이어진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유사 수신 사건 363건을 적발해 694명을 검거했다. 최근 유사 수신·투자사기의 추세를 보면 가상자산 투자를 명목으로 돈을 가로채는 사건이 다수였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적발한 조직은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봉사단체를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봉사지원금과 투자금, 수익금 등을 지급하며 신뢰를 쌓은 뒤 전국에 11개 지부를 만들어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특정 코인이 상장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 456명에게서 409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관련 사건 201건을 병합해 수사한 끝에 26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9명을 구속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사범은 총 215명(83건) 검거됐다. 대부분 신고하지 않은 유사투자자문업이나 인가받지 않은 투자자문업을 운영하며 사기 범행을 벌인 경우였다.
불법사금융 사범도 1730명(1359건)이 검거됐다. 최근에는 상품권 예약판매를 가장하거나 소액 대출을 미끼로 내구제 대출을 이용하는 수법도 지속적으로 발견됐다. 내구제 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가 휴대전화나 가전제품 등의 명의를 넘기고 물건값의 일부를 대가로 받는 형식이다.
사이버사기 가운데는 중고 거래 플랫폼 등을 이용한 직거래 사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검거 건수를 기준으로 전체 사이버사기의 50%가 직거래 사기였다. 이어 게임사기, 쇼핑몰 사기, 이메일 무역 사기 순이었다.
경찰은 특별단속과 별도로 장기간 검거되지 않은 사기범을 추적하기 위해 올해 전국 경찰서 통합수사팀에 '악성 사기 추적팀'도 편성했다.
지난 3월 추적 전담 인력 78명을 증원해 현재 전국 261개 관서에서 284개 팀, 1006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사기 범죄 지명수배자와 장기 미제사건 피의자 등을 전담 추적해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4204건에서 2318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집중단속과 추적팀 운영 이후 사기 범죄 검거율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사기 범죄 발생 건수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증가한 반면 검거율은검거율은 감소해 왔지만, 올해는 발생 건수가 전년 동기보다 소폭 감소한 가운데 검거율은 2.3%포인트 상승했다.
홍석기 국수본부장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국민의 소비 및 금융 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를 틈타 여러 가지 민생 침해 금융 범죄와 사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전국의 사건들을 병합해 본범을 검거하기 위한 집중수사를 지속하고, 미검 피의자도 악성사기 추적팀을 활용해 끝까지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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