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양씨 "김승원께 난 죄인"…신약 청탁엔 "연락했지만 특혜 없었다"

"신속 검토 요청했을 뿐…500만원 송금 실패, 사전 약속 없었다"
"제넨셀의 6억 투자, 청탁 대가 아냐"…유흥주점 운영도 부인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신약 임상 시험 승인 청탁을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브로커 양 모 씨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 공여 약속 등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9.15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을 청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브로커 양 모 씨가 김 후보자에게 연락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위법한 특혜나 승인을 요청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양 씨 측 법률대리인은 17일 입장문을 통해 "과거 주변 정치인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듯한 경솔한 언행으로 김 후보자 등에 부담과 심려를 끼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사과했다. 김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사건이 다시 공론화된 데 대해서도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의 공소사실 가운데 사실과 다른 부분은 부인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리에 따라 무죄를 다투고 있다고 했다.

양 씨는 제넨셀 창업주 강 모 씨와 함께 김 후보자를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청탁하고, 그 대가로 김 후보자 후원회에 500만 원을 내기로 약속한 혐의로 기소됐다.

양 씨 측은 신약 승인 과정과 관련해 "김 후보자에게 연락한 사실은 있다"면서도 당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확보가 시급했고, 강 씨가 오랜 기간 개발해 온 치료제가 행정절차 지연으로 적시에 검토되지 못하거나 관련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치료제에 대한 검토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는 취지로 요청했다"며 "특정 자료나 수치를 은폐하도록 요구하거나 관련 법령과 절차를 위반해 승인을 추진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식약처가 당시 14개 항목에 대한 보완을 요구하고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조건부 승인 여부를 검토하는 등 정해진 절차를 밟았다는 게 양 씨 측 주장이다.

양 씨 측은 또 "검찰 역시 김 후보자에 대한 불기소 결정에서 이 과정에 위법한 특혜가 있었다고 인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후원금 500만 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2021년 말 강 씨가 김 후보자의 후원금 계좌로 송금을 시도했으나 연간 한도 초과로 이체되지 않았고 이후 다시 송금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양 씨 측은 "후원금 지급에 관한 사전 합의나 확정적인 약속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뒷받침하는 사정"이라며 "사전에 후원금 지급을 약속했다면 이체 실패 후 다시 지급을 시도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그러한 후속 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제넨셀이 양 씨가 운영하던 '구스타'의 전환사채(CB) 6억원어치를 인수한 것이 청탁의 대가라는 의혹에도 반박했다.

양 씨 측은 "강 씨가 CB 인수계약 약 한 달 전 보유한 제넨셀 지분을 모두 매각해 당시 회사의 의사결정을 지배하거나 전환사채 인수를 지시할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제넨셀이 독자적인 경영 판단에 따라 투자를 검토했고, 협상 과정에서 양 씨가 제시한 기업가치가 높다는 이유로 인수가액 조정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구스타의 주당 가치는 당초 제시액보다 상당히 낮은 2만 원으로 평가됐다며 "해당 거래가 일방적으로 이익을 제공하기 위한 형식적인 거래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양 씨는 과거 '룸살롱'을 운영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운영한 '야기'의 사업자등록상 업태는 '음식', 종목은 '경양식'으로 등록된 일반음식점"이라며 "'룸살롱'으로 표현하는 것은 객관적 자료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양 씨는 이날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온 국민의 적이 된 것 같고 김 후보자께 죄인"이라며 "법적으로 잘못한 것이 정말 없기에 변호사 없이 혼자 검찰 수사도 받았던 것처럼 김 후보자에게 어떠한 범죄 행위를 저지른 게 없다"고 했다.

양 씨와 강 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1월 12일 열린다. 재판부는 강 씨의 임상시험 허위자료 제출 사건 항소심 선고 결과를 확인한 뒤 피고인신문을 진행하고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