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서 "발뒤꿈치 들고 최대 3시간" 성찰자세에 체벌…A4 60~70줄 반성문도
"반성문 1장 쓰는 데 1시간 30분"…인권위 "인권 침해"
법무부, 소년원 전수조사 권고·체벌 직원 특별 교육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소년원에서 아동들에게 발뒤꿈치를 든 채 쪼그려 앉는 이른바 '성찰자세'를 최대 3시간 동안 유지하도록 하고, 자세가 흐트러지면 발로 걷어차는 등 체벌이 관행적으로 이뤄진 사실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조사에서 확인됐다.
인권위는 지난달 5일 법무부에 전국 소년원의 체벌 실태를 전수조사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생활지도 방식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체벌을 가한 소년원 직원에게는 특별 인권교육을, 해당 소년원장에게는 소속 직원 대상 인권교육을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이번 사건은 한 소년원에 수용됐던 아동이 직원에게 반복적으로 성찰자세 등 체벌을 받았다는 진정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진정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피해 아동이 TV 시청시간을 어겼다는 이유로 반성문 10장을 쓰도록 한 뒤 작성이 부실하다며 생활지도실에서 성찰자세를 취하게 했다. 성찰자세는 양발 뒤꿈치를 든 채 무릎을 굽혀 엉덩이가 바닥에 닿지 않도록 버티는 자세다.
피해 아동은 자세가 흔들리자 직원이 정강이를 발로 밀어 넘어뜨렸다고 진술했다. 이전에도 약 6차례 같은 자세를 지시받았으며 대부분 10분 정도였지만 당시에는 약 1시간 동안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날에는 엎드려뻗쳐를 지시받았다고 했다.
해당 직원은 성찰자세 지시와 신체적 접촉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소년원 측도 관련 폐쇄회로(CC)TV 영상은 보관기간이 지나 삭제됐고, 직원들이 벌을 주기 위해 엎드려뻗쳐 등을 시키는 사례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인권위가 입소 아동들을 면담한 결과 비슷한 진술이 잇따랐다. 아동 7명은 신입 교육 당시 "'앉아'는 성찰자세, '편하게 앉아'는 양반다리"라고 교육받았으며 성찰자세를 최소 5~10분에서 최대 3시간까지 유지하도록 강요받았다고 진술했다. 자세가 흐트러지면 발로 걷어차이는 등 신체적 접촉도 있었다고 했다.
과도한 반성문 작성 지시도 확인됐다. 일부 아동은 A4 용지 한 장에 60~70줄 이상을 빽빽하게 써야 했고 한 장 작성에 약 1시간 30분이 걸렸다고 진술했다.
인권위는 여러 아동의 구체적인 진술이 일치하는 점 등을 토대로 성찰자세가 일시적인 지도를 넘어 체벌 관행으로 운영됐다고 판단했다. 과도한 반성문 작성 역시 상당한 심리적·신체적 부담을 줘 아동의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법무부는 사건을 인지한 뒤 재원생과 종사자 160명을 설문조사하고 57명을 면담하는 한편 체벌 근절 지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이 같은 조치만으로는 체벌 관행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해 재발 방지를 위한 추가 조치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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