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로 과일·피자 떡"…명절 앞둔 2030 이색 '떡지순례' 행렬
SNS 입소문 타며 오전 매진…젊은층 몰리자 일매출도 5배 급증
"2030 명절·전통도 콘텐츠로 인식…색다른 경험 중시 분위기 맞물려"
- 신은빈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16일 오전 10시쯤 찾은 서울 성동구의 한 과일 찹쌀떡 매장 본점. 이제 막 영업을 시작한 평일 오전이었지만 손님 30여 명이 미리 설치된 대기 선을 따라 줄지어 서 있었다.
직원이 순서에 맞춰 보름달 그림이 크게 그려진 포장 가방을 하나씩 건네자, 손님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가방을 받아 들고 휴대전화로 인증 사진을 찍었다.
이날 줄을 서기 위해 1시간 전부터 성수동에 도착해 있었다는 최 모 씨(30·여)는 "마침 직장 연차를 낸 김에 요즘 유행하는 과일 찹쌀떡을 먹고 싶어서 왔다"며 "추석 선물 세트도 나왔기에 고향에 내려가기 전 부모님 선물용으로 하나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7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최근 전통적인 떡에 새로운 재료를 넣어 만든 '이색 떡'이 2030 세대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명절도 하나의 콘텐츠로 인식하고 즐기려는 젊은 층의 수요가 이 같은 열풍과 맞물리면서 추석을 앞두고 '옛것'으로만 치부되던 떡의 인기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색 떡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통상적인 찹쌀떡과는 다른 요거트·복숭아·무화과 등 색다른 속 재료와 맛있다는 후기가 알려지면서 일명 '떡지순례'(떡+성지순례)에 나서는 이들이 점차 늘었다.
과일 찹쌀떡을 사러 온 이 모 씨(23·여)는 "SNS에서 유행하는 간식이기도 하고, 과거 유행했던 탕후루나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같은 간식과 비교하면 건강에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먹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백설기에 페퍼로니와 올리브 등 피자 재료를 더한 '피자설기'도 인기 떡 반열에 올랐다. 한 떡집에서 신메뉴로 개발한 피자설기가 SNS에서 인기를 끌자 전국으로 유행이 번졌다.
16일 방문한 서울 송파구의 한 떡집 매대는 피자설기 이름표를 표시해 둔 곳만 텅 비어 있었다. 문을 연 지 2시간가량 지난 오전 11시쯤이었지만 오전 물량으로 준비해 둔 피자설기 수백 개가 매진됐다.
이곳을 운영하는 박진삼(50대·남) 씨는 "이달 초 피자설기를 첫 출시했는데 불과 2주 만에 하루 매출이 5배 이상 늘었다"며 "수요가 너무 많아 기본 예약제로 운영하는데 일평균 500개 예약 주문이 들어오고 모두 오전에 매진된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정통 떡을 팔던 가게라 중장년층이 주로 찾았는데 피자설기를 팔고 나서부터는 20~30대 손님이 많이 늘었다"며 "이번 추석 대목을 맞아 송편과 함께 피자설기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떡집을 찾은 30대 부부는 피자설기가 매진된 것을 보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들은 "요즘 유행하는 떡이 저희 동네에도 있다기에 오전에 왔는데 좀 더 일찍 왔어야 하나보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유행의 홍수 속에서 전통적인 요소를 오히려 특색 있다고 여기는 젊은층 사이 분위기가 이색 떡의 인기를 끌어올렸다고 본다. 특히 명절마저 하나의 콘텐츠가 되면서 색다른 경험으로 명절을 즐기려는 수요가 이번 열풍과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K-팝 등 한국적인 요소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전통적인 것을 찾는 연령층도 낮아지고 있다"며 "SNS를 통해 사회 유행을 접하고 이색적인 경험을 인증하는 젊은 층의 특성이 전통 아이템 유행으로도 번지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bea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