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불구속 송치…5명에 총 2631억 추징보전
김중동 전 CIO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수사중지
두차례 영장 반려…'사회적 법익 침해' 검경 이견
-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경찰이 하이브 상장을 준비하면서도 기존 투자자들에게는 상장 계획이 없다고 속여 지분을 사모펀드에 넘기게 한 뒤 2631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 5명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또 부당이득 2631억 원에 대해서는 추징보전 했다.
경찰은 20개월간 수사를 이어가며 방 의장을 5차례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두 차례 신청했다. 그러나 방 의장 측의 행위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가 보호하는 '사회적 법익'을 침해했는지를 두고 검찰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추가 신병 확보 시도에는 나서지 못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3일 오전 방 의장과 이재상 하이브 대표(당시 혁신성장센터 팀장), 권용상 전 하이브 최고재무책임자(CFO), 양준석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 대표, 김창희 뉴메인에쿼티 대표 등 5명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 압수수색 전 국외로 출국한 김중동 전 하이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 인터폴에도 적색수배를 요청한 뒤 수사 중지 처분했다.
경찰에 따르면 방 의장은 2019년 4월 하이브 관계자들에게 자금 조달 방안으로 기업공개(IPO)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같은 해 6월 검토 결과를 보고받은 뒤 7월에는 상장 준비팀을 꾸려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방 의장 측은 같은 해 8월부터 10월까지 기존 주주들에게 상장 계획이 없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보유 지분을 매각하도록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모펀드 관계자들은 같은 해 10~11월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하이브의 상장 추진 계획과 이에 따른 수익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후 사모펀드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11월 하순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하이브 주식을 사들였다.
경찰은 하이브 전·현직 경영진과 사모펀드 관계자들이 별도로 움직인 게 아니라 방 의장을 중심으로 상장 차익을 얻기 위해 사실상 '하나의 팀'처럼 움직였다고 판단해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적용했다.
하이브는 2020년 10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사모펀드 측은 2020년 10월부터 이듬해 5~6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보유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
경찰은 장외 매각대금에서 인수금융 상환액과 거래세, 수수료 등을 제외해 피의자들이 취득한 부당이득을 총 2631억 원으로 산정했다. 이 금액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전액 인용 결정도 받았다.
경찰은 이들이 경영진만 알고 있던 상장 정보를 기존 주주들에게 숨긴 채 지분을 확보한 뒤 상장 차익을 거둔 것으로 봤다.
경찰 관계자는 "자본시장 분야별 전문가들이 가담한 조직적·계획적 금융·증권범죄"라며 "경영진과 사모펀드 관계자들이 상장 차익을 취득한다는 공동 목표 아래 기존 주주들에게 경영진이 독점한 상장 정보를 은폐해 사익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2024년 12월 입건 전 조사에 착수한 뒤 지난해 5월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지난해 6월 한국거래소, 7월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방 의장을 5차례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지난 4월 21일 방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구속 필요성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반려하고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이 같은 달 30일 영장을 다시 신청했으나 검찰은 보완수사 요구가 충분히 이행되지 않았다며 재차 반려했다.
검경은 방 의장 측의 행위를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한 '사회적 법익 침해'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입장 차를 보였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은 사회적 법익 침해 부분을 소명하라는 취지였다"며 "검찰과 협의했지만 사실상 각자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기존 주주에게 상장 계획을 숨긴 행위부터 사모펀드의 지분 인수, 상장 후 주식 매각과 차익 배분까지를 하나의 계획된 범행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본건 범행의 본질은 단순히 기존 주주를 속였다는 게 아니다"라며 "상장 정보를 독점하고 정보 불균형을 이용해 개인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전체 구조를 자본시장 공정성을 저해한 행위로 봤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사기죄 혐의 변경 제안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요청이 온 부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수사 초기부터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에 초점을 맞췄으며 해당 혐의를 입증하는 데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다시 검토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부터 사회적 법익 침해에 초점을 맞춰 수사했다"며 "마지막에도 놓친 부분이 없는지 최종 검토했지만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체포영장과 기소 전 추징보전도 모두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적용해 법원의 판단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은 두 번째 영장 반려 이후 국내외 판례를 살피고 학계와 금융당국 전문가들의 의견도 수렴했다. 그러나 검경의 법리적 이견을 해소하지 못했고, 새롭게 발생한 구속 사유도 없어 세 번째 영장은 신청하지 않았다.
결국 경찰은 방 의장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채 기존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유지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은 이와 별도로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수사 중인 방 의장의 사기적 부정거래 사건도 계속 지휘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 수사 기록을 검토해 직접 보완수사에 나서거나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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