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방지법'에도 2배 뛴 불꽃축제 입장권…불꽃뷰 호텔도 1박 320만원

개정 공연법 시행됐지만…'공연' 아닌 불꽃축제는 사각지대
자리 사고팔기로 규제 비껴가…서울시, 거래 플랫폼 협조 요청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5일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 유료 입장권과 인근 호텔 숙박권을 고가에 판매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2026.09.02(당근 중고거래 게시판 갈무리)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오는 5일 남자친구와 함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입장권을 구하던 직장인 조 모 씨(28·여)는 중고 거래 플랫폼을 둘러보다 깜짝 놀랐다. 1매당 원가가 구역별로 11만~22만 원인 유료 입장권이 3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 씨는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표가 모두 매진이라 중고 거래로 구하려 했는데 웃돈이 많이 붙어서 고민이 된다"며 망설였다. 다음 날 게시물을 다시 확인하자 표는 이미 거래 완료된 상태였다.

공연과 스포츠 경기 입장권에 웃돈을 얹은 '암표' 거래를 단속하겠다는 일명 '암표방지법'(공연법 및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됐지만 다가오는 불꽃축제 암표 거래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개정 공연법상 공연은 사람의 실연(實演)을 전제로 해 불꽃축제는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3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예매를 통해 여의도 한강공원 불꽃축제를 노들섬 내 지정 구역에서 볼 수 있는 유료 입장권이 최근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2배 가까이 뛴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입장권뿐 아니라 한강공원 인근 호텔 숙박권이나 식당 예약권에 웃돈을 얹어 거래하는 변종 수법도 등장했다.

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불꽃뷰'라는 설명이 적힌 인근의 한 호텔 숙박권은 1일 320만 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곳 객실은 다음 주 주말 숙박 기준 100만 원대에 예약받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거래를 모두 현행 개정 공연법으로 제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개정안은 매크로 프로그램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부정 구매·판매에 해당하는 모든 암표 판매를 금지하고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입장권 등의 최초 판매자가 정한 구입 과정을 우회해 원가를 넘는 금액으로 재판매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는 모두 제재 대상이다.

하지만 공연법이 규정하는 공연은 음악·무용·연극·뮤지컬·연예·국악·곡예 등 예술적 관람물을 실연에 의해 공중이 관람하도록 하는 행위를 뜻한다. 불꽃축제는 사람이 등장해 연출하는 관람물이 아니기 때문에 공연법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서울세계불꽃축제 명당자리를 돈을 받고 맡아주겠다는 게시물이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되고 있다.2026.09.02(엑스 갈무리)

무료로 개방된 한강공원 자리에도 가격표가 붙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15만~20만 원을 받고 일명 '명당자리'를 맡아주겠다는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현재 당근과 번개장터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은 서울시의 협조 요청에 따라 자리나 공간 판매와 대여 행위를 거래 금지 품목으로 규정하고 모니터링 중이지만, 이용자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돗자리 판매' 등 은어를 이용해 거래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선점한 자리를 사고파는 행위는 입장권 거래에 해당하지 않아 정확한 규제 근거를 적용하기 힘든 실정이다. 옮기기 힘든 구조물을 설치하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제재도 어렵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장에서 선점한 '명당자리'를 발견하더라도 개인 간 거래에 따른 것인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적발이나 제재도 할 수 없다"며 "공공장소 내 시설물 설치는 관련 법령으로 제재할 수 있지만 돗자리는 시설물이 아니고 쉽게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제재하기도 까다롭다. 현장에서는 질서 유지 조치 정도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불꽃축제가 열리기 이틀 전인 3일 오후부터 한강공원 내 자리 선점을 자제하고 질서 유지 협조를 부탁하는 안내 현수막을 부착할 예정이다.

be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