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구조활동 뒤 '트라우마' 숨진 소방관 2명…희생자 인정

구조활동 뒤 트라우마로 정신적 후유증
특조위, 용산구 상황실 초기대응 중간 조사결과 보고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맞은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 골목에서 한 시민이 추모 메시지를 읽으며 눈물짓고 있다. 2025.10.29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구조·구급 활동에 참여한 뒤 트라우마로 숨진 소방관 2명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로 인정됐다.

10·29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5일 오전 제64차 위원회를 열고 참사 당시 구조·구급 활동에 참여한 소방관 2명에 대한 조사결과 보고서 2건을 의결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소방관 남 모 씨는 이태원 참사 당시 비번이었음에도 비상소집에 응해 현장 구조 활동 등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대인기피와 우울·불안·불면 등의 증상을 겪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약물치료를 받았다.

남 씨는 지난해 6월 공무상 요양 신청이 불승인된 뒤 같은 해 7월 자해로 숨졌다.

구급대원으로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 박 모 씨는 특조위 조사 결과 참사 이전 활발한 성격에 원만한 대인관계를 보였으나 참사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과 우울감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씨의 가족과 동료는 참사 이후 수면장애와 우울감이 나타나고 말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실종된 뒤 자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특조위는 관련 기록과 진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심리학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해 두 소방관이 현장 활동 중 겪은 트라우마로 겪은 정신적 후유증이 사망 원인이 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남 씨와 박 씨는 이태원참사진상규명법에 따른 희생자로 인정했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용산구 재난안전상황실의 초기 대응 적정성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 보고도 이뤄졌다.

이태원 참사 당일 용산구 당직실은 상황을 즉시 보고·전파하지 못했으며 긴급재난문자 발송이 지연된 것으로 조사됐다.

용산구는 당직 근무자들이 실제 상황에서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 점검을 충분히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조위는 "용산구청의 재난안전대책본부 등 참사 대응의 적정성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허위 사실이 포함된 문서를 그대로 결재하거나 사실을 바로잡지 않은 채 보도자료를 배포한 경위 등을 조사해 참사 4주기 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