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인지 몰랐다"…간판 없는 상가 성매매 알선한 업주의 변명

[사건의 재구성] 법원, "청소년 이익 수단 삼아" 징역 4년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서울 시내 한 건물 4층의 간판 없는 상가. 지난해 10월 17세 여학생 A 양은 18세 여학생 B 양의 소개로 이곳을 찾아 면접을 봤다.

운영자 최 모 씨는 상가 내부에 마련된 방에서 면접을 명목으로 A 양과 성관계를 맺은 후 현금 20만 원을 지급했다. A 양이 이날부터 근무를 시작하자 최 씨의 성매수 행위는 같은 달 두 차례 더 이어졌다.

사실 최 씨가 운영한 곳은 일명 '키스방'이라 불리는 성매매 업소였다. 최 씨는 미성년자들이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린 이력서를 보고 연락해 면접을 핑계로 이 같은 성매수를 저질렀고, 이후에도 업소를 찾는 남성들과의 성매매를 알선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최 씨는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약 1년간 업소를 운영했고, A 양과 B 양을 포함한 미성년자 피해자 총 3명을 상대로 성매매 알선을 이어갔다. 이 중 B 양을 제외하고 면접을 보러 온 미성년자 2명에게는 직접 성매수를, 성인 종업원 1명을 상대로는 성매매를 일삼았다.

최 씨는 유흥업소 홍보 사이트에 업소 홍보 글을 올려 성매매를 본격 알선했다. 홍보 글을 보고 연락한 손님들의 예약을 관리하며 핵심 고객을 유치하려 했고, 출입구 상단에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외부인이 들어오는 것을 감시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는 6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매수 등) 및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성매매 알선 등) 등 혐의를 받는 최 씨에게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매매 방지 및 성 구매자 재범 방지 프로그램의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과 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7년 동안의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최 씨는 "종업원과 손님이 대화하도록 연결한 것뿐 아니라 성매매를 알선하지 않았고, 피해자 3명이 미성년자인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에 대해서도 "미성년자인지 알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당 업소에 독립된 방 5개와 샤워실 등이 있었고, 각 호실 내 침대 등 구비돼 성매매를 하기에 충분한 시설을 갖췄다고 봤다. 또 피해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곳에서 실제 성매매 행위가 빈번하게 이뤄진 점을 토대로 최 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피해자들이 미성년자인지 몰랐다는 최 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A 양이 면접을 본 다음 날 자신의 신분증을 보여주자 최 씨는 A 양이 미성년자임을 알고 "만약 단속 뜨면 화장실에 숨어 있어라, 어차피 곧 성인이 아니냐"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성매매 알선 영업 행위는 약 1년간 반복적으로 이뤄졌고 영업 과정에서 면접을 핑계로 미성년자 등을 상대로 직접 성매매를 한 점은 죄질이 나쁘다"며 "신체적·정신적으로 미성숙하고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아동·청소년을 경제적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꾸짖었다.

다만 △피고인이 성매매를 알선하며 피해자들이나 종업원들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거나 폭행·협박 등 행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성매매로 인한 직접적인 대가는 피해자들이나 종업원들이 취득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최 씨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하면서 항소했고, 항소심 첫 공판기일은 오는 25일 열릴 예정이다.

be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