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께 사죄" 삼청교육대 '일제사격' 현장 지휘관 45년 만에 증언

당시 5사단 3중대장, 진실규명 신청

한동철 육군 예비역 중위(오른쪽)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앞에서 진실규명 신청에 앞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6.8.20 ⓒ 뉴스1 안소연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안소연 수습기자 = 1980년대 '순화교육'과 보호감호 처분을 명분으로 가혹행위가 이뤄졌던 삼청교육대의 당시 현장 지휘관이 삼청교육대 중대장으로 근무하며 겪었던 '5사단 일제사격 살상사건'의 진상에 대해 45년 만에 공개 증언했다.

당시 삼청교육대 제5사단 36연대 3중대장이었던 예비역 육군 중위 한동철 씨(72)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사격 명령 계통에 서 있던 중대장이었다"며 "45년이 흐른 오늘, 처음으로 국민 앞에 서서 그날의 진실을 말씀드리고 사죄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혔다.

한 씨에 따르면 1981년 8월 중순 폭언과 가혹행위에 항의하는 삼청교육대 입소자들을 향해 군인들이 일제 실탄 사격을 해 30~4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한 씨는 당시 입소자 150여 명이 부당한 폭언과 가혹행위에 항의해 스크럼을 짜고 행진하면서 "삼청교육 중단하라" "폭력이 웬 말이냐?" "너희들은 어미 아비도 없냐" "우리를 집에 보내달라"고 외쳤던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시위대와 군이 충돌하면서 시위대가 부대에서 탈출할 것으로 우려한 군에서 현장 발포 명령이 나왔다.

명령자였던 연대장은 실탄 장전과 사격 개시 명령을 내렸고 대대장은 일제사격 명령을 했다.

사격 중지 명령은 30~40명이 쓰러진 뒤 나왔다는 것이 한 씨의 설명이다. 그는 "스크럼 앞줄에 있던 사람들의 팔과 다리뼈가 부서져 나오고 총탄이 배를 관통한 사람들이 피를 땅바닥에 적셨다"며 "수십 명의 사상자들은 앰뷸런스에 실려 어디론가 후송됐고 지휘관들은 모두 헌병대에 연행됐다"고 설명했다.

한 씨는 "피 바닥이 된 상황, 절규하는 상황을 보며 같은 대한민국 사람이 어떻게 총을 내 동족한테 겨누고 죽고 다치게 하는 사건이 발생해야 하나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이러한 사건이 다시는 생기지 말아야 하는 입장을 갖고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했다.

한 씨 역시 사건 이후 헌병대 유치장에 한 달간 구금됐으며 이후 환영에 시달리며 정신부적응 진단을 받고 강제 전역 처리됐다.

이만적 삼청교육대 전국피해자연합회 이사장은 "정부와 진실화해위는 부대별로 생존 항쟁이 있었단 걸 인식하고 조사해 주길 바란다"며 "정부, 언론, 피해자, 가해자 전부 정직한 역사를 바르게 펼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했다.

삼청교육 피해 사건은 1980년 8월4일 계엄 포고 제13호에 따라 6만755명을 검거하고 그중 약 4만명을 군부대에 설치된 삼청교육대에 수용해 순화교육, 근로봉사, 보호감호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불법구금, 구타 등 가혹행위 등이 발생한 대규모 인권침해 사건이다.

삼청교육은 지난 2018년 12월28일 대법원 결정에 따라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한 인권침해 사건임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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