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나라' 멕시코인도 혀 내둘러…"너무 덥고 습하다" 땀범벅 대만인
수도권 폭염중대경보…관광객들도 양산·손선풍기·물수건 무장
"동남아·남미·유럽보다 덥다"…관광안내도 일시중단
- 유채연 기자, 한수민 수습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한수민 수습기자
"멕시코는 습하진 않았는데 한국은 더 덥다."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일대에서 만난 멕시코인 안드레아(37·여)는 "너무 습해 계속 땀이 나서 유쾌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에서 한 달째 여행 중이라는 안드레아는 가방에서 양산을 꺼내 보였다. 그는 "원래는 안 썼는데 여기 태양이 너무 강해서 양산을 사게 됐다"며 한국의 극한 폭염에 혀를 내둘렀다.
역시 명동 일대에서 관광 중이던 대만인 샨(55·남)은 "생각보다 너무 덥고 습하다"고 호소했다. 샨은 아내와 함께 각각 양산을 들고 모자도 썼지만 모자에 눌린 머리가 땀에 다 젖어 있었다.
이날 서울 등 수도권 전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서울 명동 길거리는 슬리퍼를 신고 반소매 반바지, 민소매 원피스 차림의 관광객들이 가득했다. 모자를 쓰고 양산을 들었음에도 붉게 달아오른 관광객들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흘렀다.
한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극한 폭염에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모국에서는 찾지 않던 피서 용품을 급히 찾아 나섰다.
다이소에서 구매한 손풍기와 얼음이 가득 든 음료 컵을 든 마티야스(31·남)는 "아르헨티나에선 많이 올라가도 30도인데 한국은 너무 더워 돌아다닐 수가 없다"며 "아르헨티나에선 거의 (양산을) 안 쓰는데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이제 사러 가보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그래도 너무 좋다. 어딜 가나 에어컨이 틀어져 있어서 놀랐다"며 "(아르헨티나는) 일정 시간 지나면 불도 끄고 에어컨도 제약이 있다"고 덧붙였다.
편의점에서 구매한 수건을 목에 두른 이탈리아인 페르디난도(34·남)는 욕설과 함께 "날씨가 너무 덥다"며 "(유럽에선) 양산을 그냥 안 쓴다"고 설명했다.
일행인 파울로(38·남)는 "이탈리아도 37도라 덥지만 이렇게 습하진 않다. 이탈리아보다 기온은 낮은데 날씨는 덥다"며 "우리 티셔츠 갈아입으러 다시 숙소로 갈 거다. 땀에 다 젖었다"고 말했다.
남편, 유모차 속 자녀와 함께 한국 여행 4일 차라는 엘리사(35·여)는 "호주도 여름엔 40도까지 오르지만 여긴 땀이 좀 많이 나온다"며 "여름엔 한국 관광 추천 안 한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베트남 호치민 출신인 지미(43·남)는 "베트남 이상으로 덥다"며 "(한국 날씨) 별로다"라고 웃었다.
명동 상점들도 혹서를 피할 각종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 문구용품점은 에어컨을 튼 채 활짝 열고 호객 중이었다. 바로 앞에는 '쿨템냉장고'엔 넥쿨러가 가득 쌓여 있었으며 인근 식당에선 얼음 배경 포스터에 냉우동, 냉메밀면 등 '여름 4 대장' 메뉴를 홍보하고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한 명동 기념품에서는 양산, 부채, 손풍기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사장인 권영길 씨(80·남)는 "(날이 더워) 모자랑 손풍기를 많이 사 간다"며 "1만 4000원짜리 양산도 많이 사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원한 음료와 얼음컵도 인기를 끌고 있었다. 한 편의점 직원은 "물을 많이 사 가고 얼음컵이 진짜 잘 나간다"고 설명했다.
'십원빵'을 판매 중인 전영옥 씨(74·여)는 "더우니까 (빵을) 거의 안 먹는다. 장사도 안된다"며 "그래서 시원한 거라도 팔려고 냉장고를 들여왔다. 물이라도 팔아야 할 것 아닌가"라며 땀을 훔쳤다.
기상청 지역별상세관측자료(AWS)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일대 기온은 37.1도를 기록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명동 등 지역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직접 찾아가 통역과 길 찾기를 안내하는 '움직이는 관광안내소'는 폭염특보가 해제될 때까지 당분간 운영을 잠정 중단하고 실내 관광센터만 운영될 계획이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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