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고물가도 못막는 휴가길…캐리어 끌고 서울역·인천공항으로 '북적'

제휴 호텔 예약하고 환전 미리하고…"놀이공원 포기" "시원한 나라 선택"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30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6.7.30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김우진 수습기자 =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31일 오전 서울역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은 이른 시간부터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국토교통부의 '2026년 하계 휴가철 통행실태조사'에 따르면 휴가를 미루거나 포기한 이유로는 '여행 경비 부담'이 24.5%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폭염과 태풍 등 날씨 때문에 이동을 꺼려서'가 10.8%를 차지했다.

하지만 여행들은 폭염과 고물가에도 저렴한 숙소를 예약하거나 미리 환전하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여행 경비를 줄이며 휴가길에 올랐다.

서울역 대합실에서는 열차 출발 안내 방송이 나올 때마다 여행객들이 캐리어를 끌고 승강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일부는 선풍기 앞에서 더위를 식히거나 부채를 부치며 열차를 기다렸다.

부산행 KTX를 기다리던 직장인 채수민 씨(35)는 "해외는 비용 부담이 커 국내를 선택했다"며 "숙소는 회사 제휴 호텔을 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 씨는 "여름휴가인데 더운 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너스레를 떨면서 "바다에서 쉬면서 더위를 식힐 계획"이라고 했다.

친구와 경주로 떠나는 김지혜 씨(27)는 "관광지라 식당 물가가 비싼 것은 감안하고 간다"면서도 "비용을 줄이고 폭염 속 줄을 오래 서는 것도 걱정돼 경주월드에 가려던 계획은 포기했다"고 말했다.

31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여행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2026.7.31 ⓒ 뉴스1 김우진 기자

인천국제공항 역시 캐리어를 든 여행객들로 붐볐다. 출국장 곳곳에서는 체크인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짐을 부친 여행객들은 의자에 앉아 출발 전 여행 일정을 정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짐 검사를 기다리던 박 모 씨(29)와 조 모 씨(24)는 3박4일 일정으로 몽골 패키지여행을 떠난다. 이들이 예약한 패키지 비용은 1인당 190만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여름이 몽골 여행의 적기라는 점을 고려해 여행을 결정했다.

박 씨는 "금액이 부담되긴 했지만 지금 아니면 못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더운 나라로 여름휴가를 가고 싶지는 않았다. 몽골은 밤에 별을 보기 좋고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해 여름휴가를 보내기에 괜찮다고 해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갔다 오면 당분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전광판에서 삿포로행 체크인 카운터를 찾던 대학생 김 모 씨(22)는 "우리나라가 너무 더워 시원한 곳을 찾다 보니 삿포로를 선택했다"며 "극성수기라 비용이 부담됐지만 엔화가 800원대일 때 미리 환전해 둔 덕분에 부담을 조금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학기를 무사히 마친 나에게 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가족과 첫 해외여행으로 하노이를 선택한 신은영 씨(32)는 "코로나19 시기에 결혼해 신혼여행도 못 갔고 아이가 생기면서 해외여행을 갈 기회가 없었다"며 "하노이에 사는 친구 부부 집에서 지낼 수 있어 숙박비를 아낄 수 있게 돼 여행 경비 부담이 줄었다"고 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