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폭력 피해자들 "방첩사 민간인 사찰 기록 보존·공개해야"
"보관 중 기록 훼손·폐기 우려…대책 마련 촉구"
-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이 긴급 행정명령을 통해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의 국가폭력 관련 기록을 봉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가폭력 피해자들과 삼청교육대피해자전국연합회·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등 8개 시민단체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첩사가 생산·보관해 온 민간인 사찰 기록(존안 기록)을 보존 및 공개하고 기록물 보존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방첩사는 오는 31일 해체를 앞두고 있다.
참석자들은 "전례 없는 공안·정보기관의 해체 과정에서 반민주적이고 불법적인 사찰 기록과 정치 개입 기록을 어떻게 관리·보존·공개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한 역사적 과제"라며 "보관 중인 기록이 훼손·폐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으나 국회와 국방부는 기록 보존과 관리에 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일동포 조작간첩사건 피해자인 김병진 씨는 "저는 영장도 없이 보안사에 연행돼 서빙고 보안사 분실에 수 개월간 감금됐고 가족은 가택 연금됐다"며 "그곳에서 온갖 고문과 가족까지 해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보안사가 생산하고 감춰 온 기록물은 단순한 군사 기밀이 아닌 무고한 시민들을 간첩으로 조작하고 국가폭력으로 인간을 파괴해 온 범죄의 명백한 증거이자 역사의 법정에 세워야 할 고발장"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방첩사 해체 결정과 함께 모든 국가폭력 관련 기록을 즉시 독립적인 기록관리기관으로 이관하도록 의무화하는 법률을 제정하고 기록의 보존과 관리 절차를 법적으로 보장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긴급 행정명령을 통해 방첩사의 국가폭력 관련 기록을 봉쇄하고 봉쇄 및 관리 과정에 민간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국방부에 민간이 참여하는 방첩사 기록관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방첩사의 모태인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는 12·12 군사반란과 신군부의 요람으로 기능해 왔다. 이후 개편, 개칭을 반복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 집권 시기엔 국군방첩사령부로 이름을 바꿨으나 2024년 12·3 비상계엄 당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내란 기획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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