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시설 보호실 절반은 창문 없어…인권위, 복지부에 정비 권고
정신과 병동 83,6% '환기 취약' 중복도형 구조
인권위, 전수조사·환경 개선 로드맵 수립 등 권고
-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정신의료기관 병동의 10개 중 8개가 자연채광과 환기에 취약한 중복도형 구조이며, 절반 이상의 보호실은 창문도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지난해 정신의료기관의 인권친화적 치료 시설·환경 구현을 위한 모델 개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인권위는 전국 111개 정신의료기관 도면을 분석하고 17개 국내 병원·10개 해외 병원을 방문했다.
실태조사 결과, 정신과 병동의 83.6%는 중복도형 구조였다. 중복도형은 건물 중앙에 복도를 두고 양쪽에 병실을 배치한 형태로 개방성이 낮고, 사생활 침해 우려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구조를 의미한다.
또한 5~6인 이상 다인실 비중은 60%에 달했다. 보호실의 평균 면적은 종합병원 12.27㎡, 정신병원 7.61㎡, 정신과 의원 4.66㎡로, 같은 기능의 공간임에도 유형별 편차가 상당했고, 절반 이상의 보호실(55.4%)은 창문도 설치 있지 않았다.
인권위는 열악한 환경에서의 정신질환자 수용이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성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인권위는 지난 8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정신의료기관 시설 환경 개선을 위한 법령 및 제도 정비 등을 권고했다. 정신질환자가 안전하고 쾌적한 병동환경에서 치료받고 조속히 지역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는 전국 정신의료기관의 보호실, 병실, 채광·환기 등 물리적 환경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 차원의 정신의료기관 시설 환경 개선 로드맵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2026~2030)에는 정신의료기관 전반의 환경 개선 계획이 포함돼 있지 않다. 병원 인증·평가 항목 역시 정신의료기관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보건소의 정기 지도·감독은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게 인권위의 판단이다.
또 인권위는 정신의료기관 시설기준에 보호실 규격과 설비, 병실 채광 및 조명, 환기, 위생, 자·타해 방지 안전설비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이를 정신의료기관 인증·평가 기준에 반영할 것을 권고 내용에 포함시켰다.
정신의료기관의 시설·설비 기준을 규정한 현행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1조 제1항은 환자 1인당 입원실 면적기준과 병상 간 이격거리, 보호실 설치 개수만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건축·의료 전문가와 정신질환자 등이 참여하는 자문기구를 설치해 인권 중심의 정신병동 모델 개발하고 의료현장에 보급 △정신의료기관에 대한 시설보수비 지원, 저금리 융자, 시설투자 연계 수가 마련 등 재정지원 방안 마련 △지방자치단체 보건소가 정신의료기관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도록 할 것 등이 권고 내용에 담겼다.
인권위는 "이번 권고를 계기로 정신의료기관의 시설환경이 회복과 인권 중심으로 개선돼 정신질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존엄한 의료환경에서 정신보건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과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sinjenny9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